“퇴직한 지 얼마 안 돼서 자산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는데 수업을 듣고 나니 방향이 잡혔습니다.”
29일 오후 NH농협은행 경기영업본부 4층 회의실. 은퇴 후 안정적인 삶을 위한 재무설계를 지원하는 은퇴금융 아카데미가 열려 은퇴자와 예비 은퇴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신사부터 퇴직을 앞둔 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의 수강생들은 강의 내용을 빠뜨리지 않으려고 배부된 책자에 강사의 설명을 꼼꼼히 적거나 발표 내용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는 등 열의를 보였다.
은퇴금융 아카데미는 퇴직자들에게 필요한 경제금융지식을 제공하고자 한국주택금융공사 경기남부지사(지사장 유기철)가 마련한 행사로 이날부터 6주 동안 매주 화요일에 열린다.
첫 수업은 허근원 주택금융공사 부장이 ‘은퇴준비와 재무설계’를 주제로 진행했다. 허 부장은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사교육비와 높은 대학진학률, 내 집 마련 등으로 은퇴 후 삶을 대비하기 위한 저축을 방해하는 요소가 많다”며 “특히 저금리와 수명 연장에 따른 장수 리스크로 은퇴 설계의 중요성이 더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은퇴설계는 근로소득 없이 일상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고, 연금과 보험 같은 보장장치를 준비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평균수명 연장과 황혼이혼 등으로 재무적인 준비뿐 아니라 은퇴 후 바뀌는 생활양식에 대한 적응, 건강 등 비재무적인 문제를 다루는 범위까지 확대됐다.
이날 수강생들은 50대와 60대 등 연령에 따른 재무설계 방법에 대해 배웠다. 50대 재무설계는 부동산과 금융자산의 균형을 맞추고 개인연금과 보장성 보험을 구축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60대는 월급 등 수입이 끊긴 상황에서 가계 자산을 지출에 맞게 배분하고 투자 자금을 연금화하는 등의 재무설계가 필요했다. 특히 상속과 증여는 장기간의 절세 전략이 필요해 50대와 60대 전 기간에 걸쳐 준비해야 했다.
수강생인 오장환씨(55)는 “퇴직하면 저축과 연금을 생활비로 쓰면 된다고 단순히 생각하고 있었는데 장기적인 전략과 철저한 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자산 배분 방법과 부동산의 현금화, 연금상품 준비 등 은퇴설계에 대해 배울 수 있어서 유익했다”고 말했다.
이정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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