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아모레퍼시픽(대표이사 심상배)이 오산천 살리기에 동참한다. 현재 설계 중인 ‘오산천 생태하천 가꾸기’에 대한 협력이다. 이 사업은 오산천에 500m 규모의 걷고 싶은 길, 소공원, 자전거 휴게소, 하천 관찰데크, 조류 관찰대 등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아모레퍼시픽이 지원하기로 한 돈은 75억원이다. 심상배 대표이사는 협약식에서 “오산천 생태하천 가꾸기 사업에 동참함으로써 기업시민으로서의 소임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심 대표의 소감 가운데 ‘기업시민의식’이 눈길을 끈다. 기업시민의식(Corporate Citizenship)의 사전적 의미는 ‘개인과 마찬가지로 기업 역시 지역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일정한 권리와 책임을 갖는다’로 풀이된다. 구체적으로 보면 기업은 사회로부터 우수한 경영자원을 공급받을 권리가 있고, 그에 상응해 사회에 봉사하고 기여해야 기업시민이 된다는 논리다. 오산시 구성원으로서의 아모레퍼시픽의 역할을 스스로 강조한 소감이다.
기업시민의식은 아름다운 말이다. 그럼에도, 현실 속에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기업시민의식이란 표현부터 거부감을 느끼는 기업이 많다. 지역 사회로부터의 과도한 역할 요구를 꺼려한 때문이다. 또 기업시민의식의 참뜻을 왜곡하는 지자체나 지역단체들도 있다. 자율적 참여가 아니라 강제적 참여, 심지어 준조세 성격의 참여를 강요하는 경우다. 이런 경우 기업시민의식은 존재할 수 없다. 되레 갈등과 불신의 벽만 쌓여 간다.
아모레퍼시픽의 기업시민의식 실천은 여러 곳에서 눈에 띈다. 최근에는 오산 사업장에서 그린사이클(GREENCYCLE) 캠페인을 시작했다. 그 일환으로 ‘쓸모 없지만, 쓸모 있는(Useless, Useful)’ 전시전도 열고 있다. 시민과 청소년들이 모두 참여하는 지역 환경 운동이다. 75억원의 오산천 지원이 지역 SOC 지원이라면 그린사이클 캠페인은 지역민의 의식 개혁 지원 사업이다. 지역 역할에 대한 그룹 차원의 결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모쪼록 이번 ‘오산시-아모레퍼시픽’ 협력 관계가 지속되고 발전되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오산시와 아모레퍼시픽 모두가 가져야 할 책임 의식이 있다. 오산시는 아모레퍼시픽에게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 법이 허용하고 시민이 용인하는 선에서의 혜택도 여기에 포함된다. 아모레퍼시픽도 오산시 발전을 위해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이어가야 한다. 여기에 필요한 것은 지역민을 향한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애향심이다.
곽상욱 시장은 28일 협약식에서 “지역 사회 발전을 위해 뜻을 함께한 아모레퍼시픽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많은 오산시민의 마음도 곽 시장과 같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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