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의 창조경제 확산을 위해 야심 차게 출범한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가 정작 도내 유망 중소기업 지원에는 뒷짐만 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 내 유망 중소기업에 보증 추천을 하기로 관련 기관과 협약까지 맺었음에도 올해 실제 집행은 전혀 없기 때문으로, 창조경제를 확산시킨다는 본래 취지마저 무색해진 것 아니냐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
31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경기센터)에 따르면 경기센터는 지난해 8월 KTㆍ신용보증기금(이하 신보)ㆍ기술보증기금(이하 기보)과 ‘보증펀드 운용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은 경기도에 소재한 유망 중소기업을 발굴, 우대 보증을 지원해 지역 내 유망기업의 성장을 돕고 창조경제를 확산시키고자 마련됐다.
KT는 신보와 기보에 각각 30억원ㆍ20억원을 특별 출연, 이를 재원으로 지역 내 유망기업을 경기센터가 신ㆍ기보에 추천하면 보증기관이 최종 보증 여부를 결정, 보증료율 등을 우대해 해당 기업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또 보증기관이 역으로 센터에 기업을 추천하면 이를 검토한 뒤 경기센터가 다시 보증기관에 추천하는 것도 가능하게 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경기센터는 내부지침을 변경해 현재 센터에 입주해 있는 41개 보육기업만 추천대상으로 한정하면서 지역 내 절대 다수의 기업이 보증 지원에서 멀어졌다. 올해 경기센터 추천으로 신ㆍ기보 보증을 받은 기업은 단 한 곳도 없다.
보증기관에서 추천한 기업들도 모두 반려됐다. 지침변경 이후 대통령표창을 받은 안양 소재 소프트웨어 업체 A사, 특허 보유ㆍ벤처인증기업인 수원 소재 반도체 검사장비 생산업체 B사 등 유망기업 7개사가 신보를 통해 보증대상 기업으로 추천됐으나 경기센터로부터 추천을 거부당했다.
특히 타지역 창조경제혁신센터와 비교했을 때 경기센터는 지역기업 지원에 대한 의지마저 의심받고 있다. 올 들어 현재까지 기보를 통해 집행된 협약보증 금액은 강원도의 경우 12억3천500만원, 충청북도는 9억5천950만원에 이른다.
이와 함께 신보에서 혁신센터 추천기업을 우대 보증하는 ‘창조금융선도 협약보증’의 경우 올해 인천지역은 27개 업체 75억원, 대구경북지역은 62개 업체 203억원에 달한다.
경기지역에서는 1건 1억원이 집행됐으나 이마저도 인천센터를 통해 추천받은 것으로, 경기센터를 통해 추천돼 집행된 보증액은 모두 ‘0’원이다.
신용보증기금 한 관계자는 “보육기업에 대한 추천만 받겠다는 것은 개발 및 운영자금 부족에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 기업 애로사항 해결에 대한 의지가 부족하다고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지역 내 기업들이 고루 보증 혜택을 볼 수 있도록 경기센터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관계자는 “내부 지침을 바꾼 것은 업무에 비해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제대로 보증관련 업체 점검을 수행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보증을 담당하는 기관에서 추천을 해줘도 우리가 정확히 알지 못하는 기업을 추천만 해주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또 “올해 10개 기업을 신기보에 추천했으나 최종적으로 보증 결정이 되지 않았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관련 요구가 계속 들어오고 있어 앞으로는 추천을 받은 뒤 재추천해 보증을 받을 수 있도록 바꿀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관주ㆍ이정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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