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선부파출소에 소방 펌프차 1대·소방대원 5명 몰려가
방화로 2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당한 안산 실용음악학원 화재사고 발생 당일, 안산지역 소방관들이 만취 상태에서 시민과 싸운 동료대원을 찾는다며 소방차를 몰고 파출소를 찾아가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파출소로 연행된 소방관들은 시민과 경찰을 거칠게 밀치는 등 난동까지 부린 것으로 확인됐다.
6일 안산단원경찰서와 안산소방서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새벽 1시20분께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 선부파출소로 소방 펌프차 1대와 소방대원 5명이 출동했다. 소방차의 출동 목적은 ‘주취 상태로 시민과 시비가 붙고 파출소에 끌려온 동료 직원에 대해 자세한 경위를 확인하라는 것’이었다.
출동 당시 파출소에는 안산소방서 소속 대원 S씨, K씨와 성인 남성 5명이 조사받고 있었다. 이들은 길을 걷다 서로 쳐다본 것이 시비가 돼 다툼 끝에 파출소로 왔다고 진술했다. 싸움을 일으킨 소방관 S씨는 파출소에서도 인사불성인 상태로 경찰관들을 손으로 여러 차례 밀치고 소리를 지르는 등 큰 소란을 피워 결국 수갑까지 채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난동을 확인하고자 소방차까지 타고 파출소를 찾은 소방대원들은 소방서를 1시간30분간이나 비운 것으로 나타나 비상사태에 대한 대기보다는 직원 챙기기에 급급한 것 아니냐는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난동을 피운 이들은 지난 1일 쉬는 날이었던 탓에 이른 저녁부터 밤 늦게까지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같은시각 안산시내 다른 소방대원들은 2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친 상록구 실용음악학원 화재 현장에서 진압에 나서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관은 쉬는 날 혹시 모를 비상상황에 대기해야 하며 화재의 규모가 커진다면 즉각 인력 보충에 나서야 한다.
결국 기본적인 소방업무에 충실하지 않은 이날 상황을 두고 소방대원들의 공직기강 해이가 도를 넘어섰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목격자 A씨(65)는 “소방차라면 당연히 화재 현장에 있어야 하는데 파출소 앞에서 술 취한 동료를 찾는 데 쓰인 것이 황당하다”며 “더군다나 한 시간 반 동안 소방서를 비운 탓에 만일 큰 화재라도 났다면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겠느냐”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안산소방서 관계자는 “소방차를 출동시켜 확인에 나선 이유는 현장에 나간 이후 만일에 발생할 비상사태에 즉각 대처하기 위해서다”며 “문제를 일으킨 직원을 통해 자세한 경위를 확인하는 한편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주의하겠다”고 말했다.
구재원·조철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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