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 저릴 땐, 일단 팔꿈치 터널 증후군 의심을

척골 신경이 압박받아 일어나는 증상
원인 알 수 없어, 심할 땐 일상생활 불편
척골신경 전방전위술 가장 많이 이용
자가 진단후 빨리 병원 찾아야 ‘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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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5번 손가락이 펴지지 않는 갈퀴손 변형 발생. 손 내재근의 위축으로 손등의 사이 사이가 움푹 파이는 변형이 발생한 모습.(사진 왼쪽부터)
#식당 종업원인 남성 A(30)씨는 2년 전부터 가끔 팔꿈치가 뻐근하고 손이 저린 증상을 느꼈다. 일을 쉬면 금세 호전돼 별다른 생각 없이 지냈다. 그러나 최근 일을 많이 하면 저린 증상이 심해지고 주먹에 힘이 없어지는 일이 잦아졌다. 더욱이 물건을 힘있게 잡기 힘들고 팔꿈치 내측에서 손 부위로 저린감과 통증이 심해졌다. 결국 병원을 찾은 A씨는 ‘팔꿈치 터널 증후군’이었다.

팔꿈치 터널 증후군은 척골 신경이 압박받아 일어나는 증상으로, 여자보다 남자에게서 3배 가량 높게 발생한다. 뚜렷한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가장 많고 당뇨병과 같은 전신적인 요소와 소아기 때 발생한 팔꿈치의 골절, 관절염이나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게서 골극 등으로 나타난다.

 

▲ X-ray에서 나타나는 팔꿈치 골관절염.
흔한 증상은 팔꿈치 내측에서 손의 약지와 새끼손가락으로 방사되는 통증이다. 심할 경우 손가락들 사이의 근육이 말라서 살이 빠진 것처럼 보이고 손 주위의 건이 확연하게 보이게 된다. 약지와 새끼손가락이 구부러져서 갈퀴손 변형을 보이기도 한다.

 

치료를 받지 않으면 손아귀의 힘이 현저히 줄어들어 옷 단추를 채우거나 문고리 잡기, 동전 집기 등 일상생활에서 불편이 심해진다. 증후군의 초기 증상을 기억했다가 조기에 병원을 방문하는 치료에 효과적이다.

 

간단한 자가진단법으로 팔꿈치 과굴곡 검사가 있다. 자연스럽게 팔꿈치를 구부리고 두 주먹을 귀 가까이에 댄 자세를 1분 정도 유지했을 때 약지와 새끼손가락에 손저림 증상이 있거나 더 심해지면 양성으로 볼 수 있다.

 

근전도 검사상 이상이 없거나 가벼운 압박을 느끼는 초기에는 반복적으로 척골 신경을 압박하는 잘못된 작업 자세와 습관을 개선한다. 소염 진통제를 복용하거나 부목을 약 75도 굴곡한 상태에서 손목 관절을 함께 고정하는 것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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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정진영 교수
수술적 치료는 팔꿈치 관절을 구부릴 경우에도 척골 신경에 압박이 가지 않도록 하는 데 있다. 팔꿈치 뒤쪽에 있는 척골 신경을 팔꿈치 앞쪽으로 이동시켜 신경의 주행 경로를 짧게 바꾸어 압박을 줄여주는 척골 신경 전방 전위술이 가장 많이 이용된다.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정진영 정형외과 교수는 “최근 관절경을 이용해 최소 절개술에 의한 신경 감압술 및 전방 이동술이 소개되고 있지만 좀 더 많은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늦게 발견, 치료하면 효과도 감소하는만큼 자가 진단 후 빨리 병원을 찾아오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류설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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