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광장 안치 레닌 시신 보존처리에 연 2억원 이상 들어

매년 특수약물로 처리…"매장해야" 여론 갈수록 높아져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 안치돼 있는 블라디미르 레닌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올해도 한화 2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 시내 크렘린궁 앞 붉은광장의 대리석 묘 안에 방부 처리된 채 보관돼 있는 레닌 시신은 부패 방지를 위해 매년 특수약물을 이용한 의생물학적 처리를 받고 있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은 12일(현지시간) 레닌 묘 관리·보존을 담당하는 연방경호국 자료를 인용해 올해 레닌 시신 재처리 비용으로 1천300만 루블(현 환율 기준 약 2억2천500만원)이 책정됐다고 전했다.

 

통신은 시신 재처리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모스크바의 의약향료식물 연구소가 올해 11월 이전까지 하기로 정해졌다고 소개했다.

 

사회주의 혁명을 성공시킨 레닌의 시신을 방부 처리해 영구보존하고 있는 레닌묘는 모스크바의 관광 명소 가운데 하나로 평소 국내외 관광객들이 즐겨 찾고 있다.

 

지난 1924년 1월 21일 레닌이 53세의 나이로 사망하자 권력 장악에 나선 이오시프 스탈린은 민심 결집을 위해 유족들의 반대에도 레닌의 시신을 방부 처리해 영구보존하는 조치를 했다.

 

하지만, 소련 붕괴 후 러시아에선 시대적 의미를 잃은 레닌 묘를 철거하고 영구 보존 처리된 레닌의 시신을 매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소련이 무너진 1991년 이후 레닌 묘를 폐쇄하고 그의 시신을 매장하려는 시도를 해왔지만 공산당원을 비롯한 레닌 숭배자들의 강한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

 

2009년에는 러시아 하원이 레닌 시신 매장 문제를 논의했으나 역시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이 문제는 지지파와 반대파의 팽팽한 논쟁 속에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에 따르면 매장을 지지하는 여론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그러나 올해 초 레닌 시신 매장 문제는 사회 여론을 분열시키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며 무리한 매장 추진에 부정적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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