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교야구에 이승엽(삼성), 박병호(미네소타)를 능가하는 신체 조건을 갖춘 대형 타자가 등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창단 4년째를 맞이한 수원 장안고의 4번 타자 겸 1루수인 백민규(18ㆍ3년)가 화제의 주인공으로, 키 195㎝, 몸무게 130㎏의 뛰어난 신체 조건을 바탕으로 2016 고교야구 주말리그 경기권 B조에서 연일 장타를 뿜어내고 있다.
백민규는 최근 치러진 주말리그 5경기에서 타율 0.400, 3홈런, 5타점을 기록했다. 평균 비거리 130m에 이르는 홈런포로 여러 대학과 프로구단 스카우트들로 부터 벌써부터 관심을 끌고있다. 백민규는 2학년이던 지난해 전반기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후반기 10경기에 출전, 타율 0.282, 4홈런을 기록하며 장타력을 과시했다. 지난 12일 수원 팔달구 우만동 소재 수원시체육회 선수촌 웨이트훈련장에서 만난 백민규는 흡사 미국프로야구(MLB)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대호(시애틀ㆍ194㎝, 130㎏)를 연상케 했다.
백민규는 아버지 백진우(52)씨의 권유로 초등학교 3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다. 자의로 시작한 운동이 아니기에 처음에는 야구가 정말 싫었다고 한다. 그는 “야구부에서 러닝을 많이 시켜 힘들었다”며 “‘내가 왜 야구를 해야 하나’라는 회의감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그가 야구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한 건 경기에 나서면서 부터다. 특유의 장타력으로 어렵지 않게 홈런을 때리고, 팀을 승리로 이끌면서 점차 흥미를 느끼게 됐다고 한다. 두각을 나타내면서 스카웃 제의도 많이 들어왔다. 경북 구미에서 초·중 시절을 보낸 그가 수원으로 옮겨와 장안고 유니폼을 입게 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백민규는 올해 프로 무대를 노크할 예정이다. 그는 “지역 연고인 kt wiz에 입단하고 싶다”면서 “몸무게를 115㎏까지 줄여 스피드를 키우고, 부족한 변화구 대처능력을 향상시키려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백민규가 바라는 최종 목적지는 메이저리그다.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GPA)에 데뷔한 프로골퍼 백규정(21ㆍCJ오쇼핑)이 친누나인 그는 “열심히 노력해 누나처럼 미국 무대에 서고 싶다”면서 “롤모델인 박병호 선배님처럼 KBO리그를 평정한 뒤 빅리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덕진 장안고 감독은 “민규는 파워와 유연성을 겸비한 유망주로 성장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앞으로 2,3년 동안 지도를 더 받는다면 이대호ㆍ박병호를 잇는 차세대 우타 거포로 성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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