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덜 된’ 수원華城 방문의 해… 등 돌리는 관광객

年 30만명 오는데 주차공간 태부족
“주차만 30분… 다신 오고 싶지 않아”
특정 구간만 검표 ‘관람료 불만’ 여전

제목 없음-1.jpg
▲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을 관람하기 위해 관광객들이 수원화성 서장대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구입하고 있다. 수원화성 검표는 일부 구간만 이뤄져 돈을 내지 않고도 관람이 가능한 상태다. 전형민기자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이 주차시설 부족과 형평성 없는 관람요금으로 관광객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특히 축성 220주년을 맞아 수원화성 방문의 해 원년을 선포한 수원시가 카카오톡과 SNS 등으로 많은 홍보를 기울이고 있지만, 정작 찾아온 관광객을 위한 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18일 수원시와 수원문화재단 등에 따르면 시는 해마다 3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수원화성의 축성 220주년을 맞아 올해를 수원화성 방문의 해 원년으로 선포하고 글로벌 관광도시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시는 내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힘쓰는 한편, 지난 15일부터는 카카오톡으로 수원시와 친구를 맺으면 올 한 해 동안 수원화성과 화성행궁, 수원박물관, 광교박물관, 수원화성박물관 등 주요 관광지 5개소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시가 관광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홍보와 이벤트를 벌이는 것과 달리, 관광객을 위한 주차시설 등 관련 인프라와 운용 방법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특히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는 주말 등에는 주요 관광지 주변 이면도로가 불법주정차된 차량으로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후진적인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현재 수원화성 내 운영 중인 주차장은 행궁과 연무대, 창룡문 총 3곳으로, 일반 승용차 총 481대와 대형차 47대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하지만 관광객이 몰리는 주말이 되면 주차 공간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 다. 

이에 관광을 포기하고 차를 돌리는 관광객까지 발생하고 있다. 관광객 K씨(41·여·서울)는 “주차하는 데만 30분이 넘게 걸려 기분만 상했다”며 “인근 주택가도 주차할 곳이 마땅히 없는데, 다시 오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다”고 말했다.

 

또 형평성 없는 관람요금까지 관광객의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수원화성 관람요금은 개인 성인 1천원, 청소년 또는 군인 500~700원, 어린이 500원인데, 일부 구간에서만 검표가 이뤄지기 때문에 사실상 돈을 내지 않고 관람할 수 있다. 이에 관광객들은 ‘괜히 표를 끊고 기분만 상했다’, ‘차라리 무료화를 해라’는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대해 시와 문화재단 관계자는 “지역 내 공용주차장을 관리하는 수원시설관리공단과 함께 실시간 주차시설 안내 앱을 개발하는 한편, 인근 부지를 추가로 사용하는 등 관광객의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관람요금은 내부적으로 ‘무료화’와 ‘현행 제도를 유지하자’는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면서 “이른 시일 안에 의견을 종합해 관람요금에 대한 기준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정민훈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