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생활업종 통계지도' 유명무실… 옛날 자료로 성공창업?

▲ 통계자료
▲ 통계자료

제약회사를 다니다 최근 퇴직하고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박모씨(31)는 통계청에서 창업 지역을 골라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인터넷에 접속했다. 

하지만 과거 정보를 기반으로 분석한 자료를 제공하고 이마저도 이해하기가 어려워 이용을 포기했다.

 

박씨같은 예비사업가들의 성공적인 창업을 지원해 주겠다며 통계청이 야심 차게 출시한 ‘생활업종 통계지도’가 구식 자료와 애매모호한 자료분석으로 예비창업자들에게 혼란을 안겨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창업지역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통계지리정보서비스(SGIS플러스) 생활업종 통계지도가 지난 11일부터 운영중이다. 

해당 홈페이지(http://sgis.kostat.go.kr/view/bizStats/bizStatsMap)에 접속하면 창업지역검색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사업체 수, 사업체 증감, 직장인구, 거주인구, 성별인구, 연령별 인구, 가구유형, 점유형태, 거주주택, 아파트 시세, 노후주택 등 11개 지표 중에서 원하는 5가지를 선택하면 요식업, 도소매, 서비스업 등 업종 선택이 가능하다. 

그 후에는 선택한 5가지 지표에 대한 상세 조건을 설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업체 수가 많은 지역, 사업체 증감이 적은 지역 등으로 세부 선택이 가능하다.

 

박씨는 서비스를 실험해보기 위해 대표 창업 업종인 치킨집을 고르고, 사업체 수와 사업체 증감이 적은, 거주인구가 많고 특히 치킨을 많이 먹는 10~40대 인구가 많은 지역을 조건으로 선택했다. 

꼼꼼한 사전 조건 선택으로 기대가 컸지만, 분석 결과는 창업지역을 고를 수 없을 정도로 실망스러웠다. 인구 기준은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를 기반으로 정보를 제공했고, 사업체 숫자는 2014년말을 전국사업체조사를 기준으로 해 현재성이 상당히 떨어졌다. 

일례로 추천지역으로 꼽힌 고등동은 지난 2010년 기준 인구 수는 1만9천58명이었지만 이날 수원시에 확인한 결과 지난달말 기준 인구 수는 1만4천108명으로 4천950명(30.0%)이 감소해 인구 격차가 컸다. 또 사전에 신중히 고른 지표가 의미가 없을 정도로 포괄적인 정보를 제공해 이용이 불편했다. 불필요한 경쟁을 피하고자 추천지역 내 영업중인 치킨집 숫자를 알고 싶었지만 한식, 양식 등 모든 업종에 대한 전체 사업자 숫자만 제공해 확인할 수 없었다. 

특히 10대, 20대, 30대, 40대 등 치킨을 많이 먹는 연령층을 분석 조건으로 선택했지만 제공되는 정보는 20대와 65세 이상 단 두 가지뿐이었다. 이마저도 아무런 설명 없이 알 수 없는 숫자만 쓰여진 그래프로 알려줘 정보를 이해하기가 불가능했다.

 

박씨는 “나 같은 젊은 사람도 결과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도움을 못 받았는데 퇴직 후 창업을 준비하는 은퇴자들은 더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더 쉽게 만들고 가장 최신의 자료로 창업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고 불만을 표했다.

 

이에 대해 통계청 관계자는 “인구주택 총조사는 5년에 한번씩 시행되는 등 현실적으로 최신의 자료를 올려 자료를 분석해 제공하기는 어렵다”며 “최대한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이정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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