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내달 4일 성남서 개인전 앞둔 이재효 작가 “내 작품은 어렵지 않아… 재밌고 편하게 즐겼으면”

시큼한 고철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짙은 나무 향기도 나는 것 같다.

전기톱의 거친 기계음과 쇠망치 두드리는 소리가 귀를 울린다. 곳곳에 어디에 쓰일까 궁금한 공구와 고철류가 널려 있다. 양평에 위치한 이재효 작가의 작업실 풍경이다. 흡사 목수나 대장장이의 작업 공간처럼 보이는 이곳에서 그의 작품이 만들어진다.

 

작가는 “꼭 고물상 같지요. 공구란 공구는 다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웃어보였다.

 

그는 나무를 베고 볼트로 엮어 형태를 만든 후 자르고 깎아내 작품을 만든다. 나무로 틀을 만들어 구멍을 내 못을 박고 구부린 후 태워 만드는 작업도 있다. 돌에 구멍을 뚫어 쇠줄을 연결하기도 하고, 얇고 긴 나뭇가지 수 만개를 이어 붙이기도 한다.

 

“작품에 어떤 의도나 의미는 두지 않습니다. 그저 재료의 성질이 이끄는 대로 형태를 찾아 작품을 완성하죠. 나무의 투박한 껍질, 그 안에 숨겨진 부드러운 속, 아름답게 얽혀 있는 가지들을 하나의 형태로 표현 함으로써 재료가 가진 본연의 모습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거죠.”

 

그는 대학 졸업작품전을 시작으로 꾸준히 같은 작업을 해오고 있다. 20년 전에도 돌, 나무, 못을 가지고 작업을 했다.

 

“마침 학교 뒤에 아파트 철거현장이 있어서 고철, 나무 등을 주워 작업을 했어요. 그러다 졸업전에서 돌 매다는 작업을 선보였고 이후 나무와 돌, 못을 가지고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작업의 방식은 변하지 않았지만, 작품은 흘러간 시간 안에서 꾸준히 성장했다. 가장 달라진 것을 꼽으라면 단연, 규모다.

 

“작업의 방식은 변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 안에서 크기가 점점 커진다고나 할까. 첫 작품이 직경 1m였는데 지금은 7m로 커졌더라고요. 부피고 343배 커졌습니다.”

 

▲ 작업실 한편에 정리된 공구
양평 작업실은 6년 전 직접 설계해 세웠다. 작업공간과 작품을 설치해 놓은 갤러리가 있다. 특이한 점은 누구에게나 개방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작업 과정을 보여주길 꺼려하는 여느 작가들과는 다른 모습이다.

 

“작품으로 많은 분들과 소통하고 싶어 갤러리를 개방했어요. 이곳에 오시면 언제든지 작품과 작업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 그가 다음달 4일 성남아트센터에서 최대 규모의 개인전을 진행한다. 오는 7월3일까지 열리는 <2016동시대미감>展 ‘Walking with Nature: 이재효’에서는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작가는 “보통 1년에 4~5번 전시를 진행하는데, 이번 전시가 최대 규모라 많이 신경 쓰고 있습니다. 제 작품은 어렵지 않아요. 미술이라고 하면 거리감부터 느끼는 분들이 많은데, 그냥 쉽고 재밌고 편하게 즐기다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 갤러리모습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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