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독선·경제난 회초리... 국민은 위대하고 현명”
더불어민주당은 4ㆍ13 총선 경기 지역에서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지지를 받았다. 전체 60개 의석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40개 지역구에서 당선자를 배출했다. 이같은 수치는 더민주가 얻은 전체 123석에서도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경기 지역의 성패가 전체 총선 판도를 좌우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신의 선거 출마를 접고 당 총선기획단장을 맡아 선거를 진두지휘하면서 경기도의 표심을 잡는데 성공한 정장선 더민주 총무본부장으로부터 이번 선거가 갖는 의미와 여소야대로 변한 향후 정국에 대한 전망을 들어봤다. 그는 개인적으로 자신의 정치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믿음’이라며 다른 정치인들 역시 행동으로 신뢰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Q 4ㆍ13 총선 전반에 대해 평가해본다면.
A 솔직히 말씀드리면 생각보다 많은 의석을 확보한 것이라고 여겨진다. 야권이 분열돼있었고 당 자체적으로도 큰 변화를 보였다고 하기엔 기대에 미흡했다. 그래서 107석을 확보하기도 어렵다고 봤는데 (유권자들이) 기대 이상으로 많이 도와주셔서 감사드린다. 더민주가 잘나서가 아니라 여당의 지속된 독선적 국정운영과 경제 악화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 심판에 대한 것이 표심에 나타난 것이다. 절대 야당이 잘나서가 아니다. 앞으로의 과제가 더 크다.
Q 수도권, 특히 경기도에서 더불어민주당이 큰 성과를 얻었는데.
A 수도권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민심의 바로미터라고 볼 수 있다. 이번 결과는 정부와 여당이 주축으로 운영해 온 경제를 국민들이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가 워낙 나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청년실업, 가계부채가 매우 심각하다. 경제가 나아질 기미가 없는데도 대통령과 여당이 국민의 여망을 수렴하고 대화와 타협을 하기 보다는 일방적으로 국정을 운영했고 새누리당의 공천 파동을 보면서 그동안 여당에 축적된 분노가 표출된 것이다. 국민들이 참고 참아왔던 내용들이 여러가지 상황에 맞물려 선거로 표출되게 됐다.
Q 정당투표에서는 더민주가 국민의당에 우위를 내줬는데.
A 야권이 분열되고 여당이 오만하게 국정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이 여당이 다시 압승을 할 경우 더 그럴 것으로 걱정하시면서 지역구는 더민주에게 표를 주고 정당투표는 국민의당에 분할을 하는 절묘한 선택을 하신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정말 대단하고 현명하다.
Q 총무본부장을 맡게 됐는데 향후 당 운영 방침은.
A 총선이 끝났고 일단 체제정비를 해야 한다. 당이 비상대책위에서 논의를 했지만 지금부터 3개월이 굉장히 중요하다. 국민들의 기대를 충족하도록 국회 원구성부터 잘해야 하는 한편 민심을 잘 헤아려 대처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당선자들 뿐만 아니라 당에서도 민생현장을 많이 가봐야 할 것이고 그것에 기초해 심각한 민생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제1당의 기쁨은 잠시고, 책임감이 크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논의해서 실망적이지 않도록 당을 운영할 생각이다. 국가가 경제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고 대외환경도 심각한 만큼 당이 큰 책임을 갖고 해야 한다. 진솔적이고 단합된 마음을 가지고 하지 않으면 어려울 것이다. 당내 인사들이 이번 선거를 통해 민심의 현장을 많이 봐서 느낀 것들이 많을 것이다.
Q 여소야대 형국이 짜여졌다. 남경필 경기지사의 연정과 그 가능성에 대해 평가해본다면.
A 김문수 지사 때는 여야가 말도 못하게 치열하게 싸웠다. 남경필 지사 취임 이후에는 올해 초 보육료 문제를 제외하면 순조롭게 해왔다. 국회도 연정까진 아니더라도 3당 체제가 되면 더 협력하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기도의 연정은 우리나라 정치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중앙정치에서도 많이 배워고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Q 지역구였던 평택은 새누리당의 독식이 이뤄졌다. 지역정치를 재개할 계획은.
A 이번에 총선에 불출마한 것은 야당이 둘로 갈라지는 것을 바라보면서 정치적 환멸감을 느낀 데 따른 것이다. 선거에서 야당이 계속 져왔던 가운데 이번 총선에서는 야당이 좋은 성적을 내면서 여당에게 경종을 울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문재인, 안철수 의원이 분열되고 갈라지는 것을 보면서 환멸을 느꼈다. 지금은 총선기획단장으로 선거를 잘 치뤘고 이제 총무본부장을 맡게 됐으니 전당대회까지 잘 마무리 짓는 것이 목표다. 그 이후에는 시간을 좀 가질 계획이다. 공부도 하고 사람들도 많이 만날 계획이다.
Q 차기 야권의 경기지사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는데
A 아직은 아니다. 총무본부장을 맡았기 때문에 그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대선이 얼마 안남았기 때문에 체제 정비도 하고 국민들게 정말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종인 대표도 경제전문가로서 지금 우리나라의 경제 시스템과 정치시스템을 이대로 가져가면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이야기를 자주 하듯이 저 역시 큰 일이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국회에서 아웅다웅 하는 것보다 밖에서 보면 문제가 더 심각하다.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곧 위기가 온다. 야당이지만 제1당으로서 지금의 경제, 정치시스템을 바꾸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저도 그 일원으로서 그것을 바꿔나가는 역할을 충실히 할 계획이다.
Q 총선 준비 과정에서 손학규 전 대표와 자주 왕래했는데 손 전 대표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개인적으로 손 대표는 많은 국민들이 존경하고 그 분이 정치를 다시 해주길 바라는 분들도 꽤 많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손 대표께서도 정치를 할 것인지를 분명히 해야 할 시점이다. 상황이 어렵고 안 좋은 시기다. 이제는 명확한 정리를 해줘야 할 때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국가를 위해 정치인으로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해 명확한 결정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정치인으로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A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이다. 지금의 정치인들은 신뢰를 거의 상실해 버렸다. 지금의 정치권이 믿음을 상실한 가장 큰 원인은 국회의원들이 국회라는 동굴 안에 갇혀있는 것처럼 보여지기 때문이다. 여당은 여당안에, 야당은 야당안에, 또 당내에서도 계파 간에 묻혀있다보니 힘든 상황에 놓여있는 국민들이 보기에는 믿음을 줄 수가 없는 상황이 되버렸다. 무신불립이라고 하지 않나. 믿음이 없으면 정치가 설 수 없는데 지금이 바로 그 상황이다.
20대 국회의원들도 꼭 가슴속에 새겨야 할 부분이다. 말로만 하는 정치는 의미가 없다. 행동하고 약속한 것에 대해 끝장토론을 통해서라도 합의를 이뤄 정치인들이 길을 제시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20대 국회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지금 잘못하면 국가가 망가질 지도 모른다. 전환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19대처럼 했다가는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이상의 어려움이 올 수도 있다. 19대 국회도 전반적으로 엉망이었지만 마지막이라도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대통령도 같이 고민하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이어갈 수 있는 틀이라도 마련한다면 좋겠다.
Q 경기도민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수도는 서울이지만 경기도가 경제와 모든 부분의 핵심이다. 경기도는 우리나라의 엔진이다. 하지만 그만한 역량과 크기에 비해 대우를 못받는 상황이다.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서 그 가운데 경기도가 있다. 그래서 정치인들이 더 잘해줘야 한다. 대한민국이 다시 회생하고 발전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경기도이기 때문에 위기 극복하는데 경기도가 일등공신이 되길 바란다.
대담=정근호 정치부 부국장
정리=정진욱기자
사진=전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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