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만 있다면”… 어르신들은 일하고 싶다

수원역서 ‘노인일자리 채용한마당’
“한푼이라도…” 떨리는 이력서 작성 60여명 모집에 수백여명 구직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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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수원역 광장에서 열린 ‘제1회 수원시 노인일자리 채용한마당’에서 일자리를 찾으려는 중·장년층 구직자들이 채용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전형민기자
“일하는데 나이가 무슨 상관있습니까? 아직 젊은이들 못지않아요”

 

25일 오후 수원역 앞 광장에서 열린 노인일자리 채용한마당은 말 그대로 어르신들 천지였다. 지역 15개 업체가 참여해 모두 60여명의 구직자를 뽑는 이 채용 전에는 어르신 수백여명이 몰려 실버세대의 높은 구직 열기를 방증했다.

 

특히 영상 25도에 달하는 뜨거운 날씨 덕에 행사장 부스 곳곳에서 찜통더위를 뿜어내고 있었지만, 어르신들의 구직에 대한 열의까지 꺾지는 못했다. 어르신들은 한쪽 벽면에 부착된 업체들의 채용공고를 보며 원하는 직종에 대해 질문하거나 메모를 하기도 했다.

 

이력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마련된 테이블에서 이옥동 할아버지(75)는 돋보기 안경을 쓰고 한 달에 100만원 가량을 벌 수 있는 경비업체에 지원할 이력서를 한 글자씩 정성스레 써내려가고 있었다. 이 할아버지는 “아직 일을 할 수 있을 만큼 건강한데 매일 집에만 있어 무료하고 지루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직업을 갖게 된다면 삶의 활력이 생길 것 같아 꼭 일자리를 찾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부스 한 편에 마련된 사진촬영 코너에서 이력서용 사진을 찍던 김철민 할아버지(70)도 얼굴에는 구직에 대한 설렘이 가득했다. 김 할아버지는 즉석에서 인화된 사진을 두 손으로 잡고 바라보며 “오랜만에 이력서를 쓴다고 하니 떨린다”면서 “일자리를 찾아 자녀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근기 수원시 노인복지과장은 “일자리를 향한 어르신들의 열의를 또 한 번 온 몸으로 느꼈다”면서 “일반 기업체의 참여가 저조해 아쉽다. 어르신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대기업이나 중견업체의 참여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한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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