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0대 그룹 직원의 남녀성비 차이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자산순위 상위 30대 기업을 대상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30대 그룹 임직원의 남녀 성비는 평균 81대 19로 집계됐다.
남성직원의 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동국제강으로 나타났다. 동국제강의 남녀성비는 96:4로 압도적으로 남성직원이 많았다. 반면 신세계(34:66)는 여성의 비중이 가장 높은 기업으로 꼽혔다.
남자직원의 비율이 높은 업종은 ‘기계ㆍ조선ㆍ자동차ㆍ운송장비’ 및 ‘철강ㆍ금속ㆍ비금속’ 등 분야였다. 동국제강을 필두로 현대자동차ㆍ포스코ㆍ영풍ㆍOCIㆍ대우조선해양 95대5, 대림산업ㆍ현대중공업 94대6 등 순으로 나타났다. 현장 업무 중심이라는 업종 특성과 함께 남성 중심으로 짜여 있는 유리천장이 견고한 업종이라는 분석이다.
‘유통ㆍ물류ㆍ운송’과 ‘금융ㆍ보험ㆍ증권’ 등 업종에서는 여성직원의 비율이 높았다. 신세계를 비롯해 동부화재(43:57), 아시아나항공(45:55)은 대표적인 ‘여초기업’으로 꼽혔다. 남녀성비가 유사한 기업은 현대백화점(56:44), 롯데호텔(58:42) 2개사에 머물렀다. 여직원이 많은 기업의 경우 여성복지 향상을 위한 노력이 눈에 띄었다. 신세계의 경우 출산과 육아로 퇴직했던 전직 스타벅스 여성 관리자들의 재취업의 기회를 제공하는 ‘리턴맘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현대백화점의 계열사 한섬은 임신, 육아 등으로 겪는 여직원들의 고충을 덜 수 있도록 다양한 모성보호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와 함께 주요 기업들의 성비는 삼성전자 74:26, SK 81:19, LG전자 84:16, GS리테일 81:19, 한화 89:11, KT 83:17, 두산 87:13, CJ제일제당 78:22 등으로 나타났다. 근속연수도 남성이 여성보다 길었다. 성별 평균 근속연수가 명기된 그룹사의 여성 평균 근속연수는 8.03년으로 남성 평균인 12.15년에 비해 4년가량 짧았다. 또 남성의 근속연수가 10년을 웃도는 기업은 63%(19개사)인 반면 여성은 20%(6개사)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재직자의 남녀 성비 불균형이 우리 산업에 끼치는 영향이 결코 긍정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무조건 여성 비율을 높이자는 것은 아니지만, 그룹사 차원에서부터 남녀 간 차이를 줄이려 노력하는 모습을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이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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