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억으로 시작한 ‘펜타포트 록’ 올해엔 8억원으로 대폭 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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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가 국내 대표 록 페스티벌인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과 연계된 지역 예술·문화 행사를 중단하거나 대폭 축소해 지역 예술·문화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26일 시에 따르면 지난 2006년 국내 최초의 유료 아웃도어 뮤직 페스티벌로 시작해 올해로 11회째를 맞는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록 페스티벌)은 매년 세계적인 록 그룹 등이 참가하며 국내의 대표 록 페스티벌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매년 8월 인천에서 사흘 동안 열리는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는 국·내외 관객 6만 명 이상이 모여든다. 세계 각지의 록 마니아도 사흘 동안 인천에 머물러 인천을 알릴 더할 나위 없는 홍보의 장이 될 수 있다.
지난 2013년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 참가했던 세계적인 록 그룹 폴아웃보이는 공연 직후 열광하는 관객 사진과 함께 송도 동북아트레이드 타워, 센트럴파크 등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고, 600만 명이 리트윗하기도 했다.
시는 그동안 이같은 록 페스티벌 가치를 활용, 지역 예술·문화의 저변 확대를 위해 매년 록 페스티벌과 연계된 지역 예술·문화 행사를 진행해왔지만, 올해는 모두 중단했다. 대한민국 대표 음악축제로서의 발전 방향 등을 논의했던 뮤직스팟 행사와 시민음악축제 등은 아예 사라졌다.
또 지역의 인디밴드 등 신진 아티스트 발굴 육성을 위한 슈퍼루키 사업과 라이브 클럽데이 등은 별도 지원 예산을 중단해 행사 규모가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이 같은 현상은 시가 첫해 26억 원으로 시작한 이 행사의 예산을 지난 2013년 15억 원, 2015년 8억 8천만 원에 이어 올해 8억 원으로 삭감한 데 따른 것이다.
지역 예술·문화계는 시의 지나친 예산 절감과 일관성 없는 정책으로 지역 문화 활성화 기회를 잃는 것은 물론, 국내 선두 주자라는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의 위상마저 흔들릴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또 지난 10년간 60만 명 이상이 인천을 방문했지만, 이에 따른 홍보 및 경제적 파급 효과에 대한 분석도 제대로 없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성우진 음악 평론가(전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자문위원)는 “음악 도시로 선포한 인천시가 일관성이 없는 예술·문화 정책으로 좋은 아이템이 있는데도 지역 문화 활성화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담당자가 자주 바뀌기 때문에 전문적 지식과 공연의 이해도가 낮다. 일반적인 행사로 치부해 버린 탓에 내실보다는 보여주기식 행정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시의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모든 축제 예산을 대폭 감소해야 하는 처지”라며 “올해도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과 연계한 행사도 중단하거나 축소해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정민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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