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여성 예비군에서 소대장을 맡고 있는 신미옥씨는 국가관이 투철하다. 대위로 예편한 장교출신으로 누구보다 국가안보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그는 전 세계 유일 분단국가인 한반도의 실상을 제대로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씨의 전직은 의무기록사로 의료기관에서 근무했다. 평소 외향적인 성격의 신씨는 하루종일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병원 업무가 적성에 맞지 않았다. 그러던 중 퇴근길에 여군 장교를 모집한다는 광고를 보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곧바로 신씨는 의무행정 장교 시험에 도전, 면접까지 통과하면서 의무기록사에서 의무행정 장교로 계획에 없던 새로운 인생길을 걷게 됐다.
신씨는 지난 2000년 소위로 임관해 21·27사단, 국방부 등에서 의무행정 장교를 근무하다 지난 2007년 대위로 예편(豫編)했다. “대학 때 검도 등 스포츠를 좋아했기 때문에 부대 적응이 빨랐다. 소위 말하는 ‘군 체질’로 재밌게 군 생활에 임했다”는 신씨.
하지만 육아의 벽은 결국 넘지 못했다. 결혼 후 아이의 보육 및 교육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군생활을 접을 수밖에 없었던 것. 예편 후엔 전업주부지만 뜨거운 열정을 봉사활동에 쏟았다. 그러던 중 과천시가 지난해 여성 예비군을 창설한다는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신청서를 제출해 현재 소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신씨를 비롯한 여성 예비군은 일년에 유격과 제식훈련 등 6시간 군사교육을 받고, 지역에서 재해가 발생하면 현장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봉사활동 모드로 돌입한다. 실제로 지난해 관악산 화재사건 현장에 가장 도착, 산불진화에 나서는 등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신씨는 “여성 예비군으로서 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입소하면 묘한 흥분과 긴장을 감추지 못한다. 꼭 고향에 온 기분이 든다”며 “군복에는 땀과 열정이 있어 좋다. 앞으로 장교 시절의 열정과 패기, 군인정신으로 여성 예비군을 잘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군복 입은 엄마이자 과천시 관광 서포터즈로, 가족봉사단으로 또 어머니폴리스로 지역 곳곳에서 빛을 밝히는 신씨의 모습에서 진짜 사나이를 넘어선 진정한 우먼파워를 느낄 수 있다.
과천=김형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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