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난국 인천도시공사 어디로 가나] 2. 근본적인 문제는 정치권

13년간 낙하산 인사 ‘정치권 굴레’

인천도시공사는 인천시(정치권)의 낙하산 인사용 기관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공사가 지분 참여한 특수목적법인(SPC)도 마찬가지이다. ‘시민의 주거생활 안정과 복지향상’이라는 공사 설립 취지에 따라 막중한 책임을 수행해야 하는 중책을 전문성 없는 시장 주변의 정치권 인사들이 차지하면서 막대한 혈세가 투입된 대규모 개발사업은 동력을 잃은 채 표류하고 있다.

 

2003년 공사 출범 이후 13년 동안 사장이 8번이나 바뀌었다. 평균 임기가 고작 1년 6개월인 셈이다. 공사의 기본 업무 파악에만 수개월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정상적인 CEO 역할을 기대할 수 없는 기간이다.

특히 공사의 상임 감사직은 송영길 전 시장 때나 현재나 시장의 측근 인사가 꿰차고 있다. 공사 내·외부에서는 상임감사가 사장보다 힘 있는 ‘민정수석’이라는 소문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지난 2011년 지역시민사회단체는 송 전 시장의 낙하산 인사(97명)를 발표했다. 당시 명단에는 상임감사를 포함해 공사 임직원 4명과 SPC 대표를 비롯한 임직원 8명이 포함됐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논평을 통해 송 전 시장의 낙하산 인사를 거세게 비난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 정권이 바뀌었어도 상황은 달라진 게 없다. 공사 상임감사는 유 시장 측근 인사로 일찌감치 자리 잡았고, 상임감사 주도로 조직이 개편되거나 대규모 인사가 단행돼 공사 직원들로부터 반발을 사기도 했다.

 

공사가 지분 참여한 SPC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현재 공사가 지분을 가진 SPC는 11개에 달한다. 이중 현재 지분회수 중이거나 청산 및 하자보수관리를 하는 SPC를 뺀 6곳의 대표는 모두 낙하산 인사다. 

미단시티개발㈜은 사장, 부사장, 홍보팀장 등 3명이 유 시장 인맥으로 꾸려졌고, 송도국제화복합단지개발㈜는 대표이사, 전략기획실장, 건설본부장, 관리본부장 등 4명의 낙하산 인사가 요직을 맡고 있다. 또 아트센터인천 문화단지를 지원하고자 설립된 인천아트센터㈜와 오케이센터㈜는 유 시장의 인수위 격인 희망준비단에서 일했던 인사가 대표로 있다.

 

이들 인사는 각종 사업의 문제점을 파악해 그 해결방안을 제시하기보다 조직 장악을 위한 조직개편, 인사 단행 등에 초점을 둔 경영에만 몰두했다. 이 때문에 유 시장 취임 2년이 다 돼 가는 지금까지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카지노 복합리조트 유치 실패와 공동 사업자의 지분매각 등 위기를 맞은 미단시티개발㈜은 사장과 부사장 간 밥그릇 싸움이 법적 소송으로 이어지는 추태를 보였고, 이를 관리·감독해야 하는 공사 상임감사도 송사에 휘말렸다. 

송도국제화복합단지개발㈜은 부당인사와 방만 경영으로 인천시의회로부터 특별조사를 받고 있고, 아트센터인천 문화단지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인천아트센터㈜와 오케이센터㈜는 경영 쇄신은커녕 시에 기부하게 돼 있는 상업시설의 건축 계약도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공사 내부에서는 “SPC 대표이사가 공사가 아닌 그 윗선의 결정으로 내려왔기 때문에 공사 담당자들이 관리·감독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정권창출을 도운 공신에 대한 보은성 인사의 장으로 전락한 공사가 자립할 수 있는 동력을 잃고 있다”는 푸념이 나오고 있다.

 

정민교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