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체험리포트] 용인경전철 유지·보수 요원

편안한 시민의 발을 위해… 불철주야 안전 구슬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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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경전철 유지 보수 체험에 나선 기자가 경전철 정비 직원들과 함께 차량에 컴퓨터를 연결한 뒤 각종 데이터 등을 분석하고 있다
인류의 미래를 위한 지속 가능하고 친환경적인 아이템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친환경적인 교통수단인 ‘경량전철’이 깊은 관심을 받고 있다. 기자가 근무하는 용인에도 경전철이 레일을 따라 쉼 없이 이리저리 오간다.

하지만, 솔직히 지금껏 용인에 있는 2년 이상의 기간에 딱 한 번만 타봤을 뿐 큰 관심이 없었다. 대부분의 사람 또한 용인 경전철에 대한 이미지를 ‘혈세 먹는 하마’ ‘재정난의 주범’ ‘용인의 골칫거리’라고 가진 것 또한 사실이다.

 

기자 역시 용인시의 재정난과 관련된 기사를 작성할 때면 언제나 기자입력기에 ‘경전철로 인해’ 등의 문구를 자주 써왔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은 일일 경전철 유지·보수 전문가 체험을 시작하자마자 싹 사라져버렸다. 용인 시민들의 발인 경전철의 안전운행을 위해 너무나 많은 분의 숨은 노력이 있다는 것을 아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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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기호 차장(왼쪽)으로부터 경전철에 대해 설명을 듣고있다
용인경전철의 ‘굿닥터’ 떴다! 
용인경전철에 대해 낱낱이 파헤치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최근 용인시 처인구 삼가동에 위치한 용인경전철 차량기지를 찾았다. 

 

김재권 용인경량전철주식회사 대표이사 사장과 곽기호 경영기획팀 차장이 반갑게 맞이해줬다. 
김 사장은 자신의 집무실로 기자를 안내해 벽면에 붙은 수도권 철도노선을 가리키며 용인경전철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했다.

 

“경전철이 다니는 아침부터 밤시간은 물론 새벽에도 근로자들이 차량과 선로를 점검하고 있답니다. 충실한 시민의 발이 되고자 용인경전철은 24시간 쉬지 않고 있는 셈이죠.” 그러면서 그는 “철도 야말로 부가가치산업으로 경전철에 이어 신분당선이 추가로 개통된 용인은 수도권 최고의 교통요충지가 될 것입니다. 몇 년 안에 경전철이 수원 광교, 경기도 광주와 연결되면 더할 나위 없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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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차량의 디스크 제동장치 등을 점검하고 있다
수십 년간 대한민국 철도사업을 이끈 한국 철도계의 산증인다웠다. 철도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그대로 묻어났다. 

 

김 사장의 브리핑을 듣고 곽 차장을 따라 경전철 홍보관으로 향했다. 용인경전철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사진과 다양한 영상들을 연대별로 전시해 놓았다. 이어 ‘관계자 외 출입통제’가 적힌 관제실에 들어갔다. 사전에 미리 취재협조가 돼 있던 터라 간신히 출입할 수 있었다.

 

관제실에서는 직원들이 42대의 모니터를 열차 운행상황 및 차량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시 및 제어하고 통합제어시스템을 통한 급·단전 제어를 한다. 역사와 열차 내 방송 업무와 각종 사고 발생 시 비상 대응도 이곳에서 이뤄진다니 그야말로 경전철의 머리 역할을 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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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호 안전팀장(오른쪽)으로부터 차량 정비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총 30대 차량 매일 1대씩 물샐틈 없는 관리·점검
“자, 이제 본격적으로 검수고로 가실까요?”
검수고에서는 몇 대의 경전철들이 직원들에게 둘러싸여 아픈 곳은 없는지, 불편한 곳은 없는지 진찰을 받고 있었다. 

 

장정호 안전팀장을 따라 차량 한대 근처로 가자 “차단 완료, 차단 완료”라는 직원들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렸다. 차량 진단에 앞서 전기가 조금이라도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전기를 차단하고 이를 직원들끼리 서로 복명복창하는 것이다. 

 

기자의 눈에 차량 앞에 꽂힌 빨간색 깃발이 들어왔다. 깃발에 대해 묻자 장 팀장은 “깃발의 색으로 차량의 정비 단계를 표시하는 것입니다. 정비 중일 때는 빨간색으로, 정비가 중단됐을 때는 노란색 깃발로 직원들 간에 알아볼 수 있도록 표시하는 것이죠”라고 설명했다. 

 

본격적으로 눈 보호를 위해 고글까지 착용한 뒤 몸을 숙이고 차량 밑으로 들어가 봤다. 서너 명의 직원들이 마치 제 자식처럼 닦고 조이는 데 여념이 없었다. 컴퓨터를 차량에 연결하자 한 달 동안 운행된 차량 데이터들이 모니터에 입력되기 시작했다. 이 정보를 통해 장비 교체 등 수리에 들어가는 것이다. 모든 것이 최첨단 기술로 유지·보수되는 장면이 신기할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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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내부 시설을 점검하기 위해 차량에 오르고 있다
승객 안전 최우선… “시민에게 사랑받는 그날까지 GO!’
차량 점검에 이어 이번에는 선로와 역사의 시설물 유지·보수에 나섰다. 용인경전철은 경전철 운행이 끝나는 자정부터 새벽 3시30분까지가 이들 시설의 점검 시간이다. 오로지 경전철 이용 승객의 편의와 안전을 위한 활동이다. 거대한 기계 두 대가 떡 하니 검수고 한 켠에 자리하고 있었다. 

바로 선로 위를 지나가며 균등하게 보수해주는 레일연마기와 레일 위에서 각종 보수 공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특수 설계된 유니목이란 차량이었다. 차량 관리에 선로와 역사 관리까지 용인경전철의 안전은 조금도 빈틈이 없어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용인경전철은 별다른 큰 사고 없이 운행을 이어나갔다.

 

용인경전철은 오는 26일로 개통 3주년을 맞는다. 묵묵히 맡은바 자신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이분들이 있기에 용인경전철의 장래가 밝게 그려진다. 용인경전철이 시민 모두에게 행복을 주는, 훨훨 하늘을 날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글 = 권혁준 기자 사진 = 전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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