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받고 부실대출 농협 직원·감정평가법인 대표 등 구속
토지 감정가를 부풀려 농협으로부터 100억원대 대출을 받은 사기대출 조직과 이에 가담한 농협 직원, 감정평가법인 대표 등 31명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수원지검 평택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강수산나)는 3일 부동산 감정가를 2배 이상 부풀려 농협에서 100억여원을 대출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상 사기 등)로 A씨(57) 등 3개 사기대출조직 총책 3명과 B씨(39) 등 대출 및 감정브로커 4명을 구속기소했다.
또 이들에게 돈을 받고 부실 대출을 해준 지역농협 직원 C씨(37) 등 2명과 감정가를 허위로 부풀린 감정평가법인 대표 D씨(52) 등 2명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이밖에 부동산 명의대여자 모집책 F씨(43) 등 4명을 구속기소하고, 명의대여자 13명을 부동산실명법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했다.
A씨 등 사기대출조직은 2014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실거래가보다 2배 이상 높은 가격으로 부동산 매매계약서를 작성하거나 감정평가법인에서 평가액을 1.5∼2배 부풀려 허위 감정평가서를 발급받는 방식으로 서울과 남양주 소재 지역농협에서 14차례에 걸쳐 100억여원의 부동산 담보대출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범행에 사용한 토지는 가평, 평택을 비롯해 충남 아산·태안 등 최근 10년간 거래가 없는 맹지였다.
이 과정에서 농협 직원들은 실거래가나 매매계약서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적정 대출금보다 1.5∼2.5배에 달하는 금액을 대출해주고 1천만~4천300만원을 사례금으로 받았으며 감정평가법인도 사기조직이 미리 작업해둔 법인을 선정하며 그 대가로 5천300여만원을 받아 챙겼다.
검찰 관계자는 “시중은행보다 대출심사 등 규정이 허술한 소규모 지역농협 등을 노린 대출사기 사건”이라며 “브로커들과 연계된 감정평가사 및 농협직원에 대한 수사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평택=최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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