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인사·구조조정… 뼈를 깎는 자구노력 ‘절실’
인천도시공사(이하 공사)가 공기업 본연의 모습을 찾으려면 투명한 인사와 사업 구조조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사는 올해 최우선 경영전략으로 부채감축을 통한 재정건전화를 내세웠다. 또 경영혁신과 핵심사업 정상화를 통해 경쟁력 있는 공기업의 역할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가진 땅을 팔아 빚을 갚고, 대규모 개발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게 경영전략의 전부인 셈이다.
공사의 이 같은 주먹구구식 정상화 대책은 투명한 인사를 위해 인사청문회를 도입한 경기도시공사와 공기업의 공익 기능에 충실한 대구도시공사 등과 대조를 보이며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2014년부터 전국 최초로 도의회 인사청문회를 도입해 경기도시공사 사장을 결정했다. 도민 대표인 도의원의 검증을 거친 셈이다. 이 과정에서 전문성, 경영능력 등을 꼼꼼히 따졌고, 투명하고 신중한 사장 선임은 성과로 나타났다.
지난해 초기 투자비 절감과 대금 조기 회수가 가능하도록 시장 상황에 맞는 다양한 판매촉진 전략을 통해 5조 969억 원의 분양실적을 거둬 올해 1월 지방공기업의 날 최우수 공기업 대통령상을 받았다.
대구도시공사는 수익성보다는 용지 및 주택 가격 안정차원의 저렴한 공급으로 공기업의 역할에 충실했다. 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냉정한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 여기서 얻은 이익금 1천683억 원을 8차례에 걸쳐 도로 건설, 공원 조성, 하천 복개 등 주민숙원사업 및 도시기반시설 확충을 위해 대구시에 기부하는 등 개발이익의 지역 환원을 실천했다.
인천지역사회에서는 공사도 정상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홍익경제연구소 하석용 소장은 공사의 현재 모습을 ‘비정상’으로 규정하고, 정상으로 돌아오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 소장은 “공기업인 인천도시공사의 목적은 민간부문 경제가 감당할 수 없는 공익적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그동안 인천시장들이 개발 업적용으로 이용하거나 정치적 승리의 전리품인 낙하산 자리를 만들기 위해 공사를 악용하는 비정상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비정상을 정상으로 되돌리려면 혁명적 사고가 정치권의 머릿속에 자리 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하대 행정학과 정창훈 교수는 “공사는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대안을 마련할 경제전문가나 개발사업에 경험이 있는 인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며 “투명한 인사를 바탕으로 과감한 구조조정이 시급하고, 이를 통해 자율경영이 보장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사가 벌이는 사업에 대한 꼼꼼한 재검토를 통해 접어야 할 사업이 있다면 과감하게 정리하는 용단이 필요하다”며 “검단신도시 개발과 같이 불투명한 사업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다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민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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