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오전 11시께 안산 시화공단 내 도금단지에 소재한 기양금속공업㈜의 생산라인은 불경기 속에서도 가동을 멈출 줄 몰랐다. 마스크를 쓰고 앞치마를 두른 근로자들은 도금액에 담겨 있던 부품을 꺼내 씻고 다시 말리는 과정을 반복했다.
이들의 이마엔 어느새 송골송골 땀이 맺혔지만, 얼굴에는 작은 웃음꽃이 피어올랐다. 입사 8개월차 신입사원 김동욱씨(19)는 “처음에 아무것도 모르고 입사했지만 이제는 도금의 매력을 조금씩 느끼고 있다”면서 “일을 한다는 생각보다는 기술을 배운다고 생각하니 하루하루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어려운 경제 여건으로 인해 문을 닫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는 현실에서도 직원 50명의 기양금속공업은 전국 최고의 도금 기술력과 품질을 바탕으로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날도 800여개 업체로부터 발주 받은 제품을 납품하기 위해 모든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 진출을 노리는 ‘불멸의 황금칼’ 등 명품 생활용품의 인기가 이어지면서 수요를 맞추고자 제품 생산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6일에도 기양금속공업 직원들은 모두 출근한다. 앞서 근로자의 날에도 모든 직원이 출근해 구슬땀을 흘렸다. 양질의 제품을 정해진 기간까지 납품하기 위해서다. 회사에서도 근무수당과 격려금을 지급하는 등 직원들의 노고에 화답하기로 했다. 대한민국 표면처리 1호 명장인 배명직 기양금속공업 대표는 “발주물량이 많고 거래처와의 신뢰를 지키려다 보니 쉬는 날에도 직원들이 애를 많이 쓴다”며 “열악한 환경에서도 합심해 일하는 우리 직원들에게 늘 감사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기양금속공업은 올해 매출 30% 향상을 목표로 잡았다. 기존에 해오던 방산물품 부품 도금을 비롯해 칼, 가위, 반상, 거울, 도자기 등 순금 생활용품ㆍ공예품 브랜드인 ‘골드 마이스터’가 내수 판로확대 및 수출시장 개척에 나선다. 이를 위해 4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증설하고 7억원을 들여 친환경 ‘건식 도금’ 장비를 구축했다.
성과도 조금씩 나타나 이달 말 중국 관광객들이 몰리는 제주도 시내면세점 입점과 8~9월 홈쇼핑 시장 진출이 확정됐다. 또 중국 등 외국인들에게 통할 신제품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배 대표는 “이제까지의 모든 성과는 직원들의 땀방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이에 보답할 수 있도록 기양금속공업을 글로벌 1등 기업으로 성장시켜 직원 모두가 더불어 잘 사는 회사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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