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히어로’, 헐리우드 영웅 뒤집기 한 판 가능할까

이제훈 주연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개봉

▲ 영화 탐정 홍길동

한국판 ‘히어로’가 등장했다. 지난 4일 개봉한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을 통해서다. 주인공은 가진 자의 것을 빼앗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준 ‘홍길동’을 모티브로 했다. 이번 주말,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 등 외국의 영웅들이 점령한 영화계에서 흥행 이변을 일으킬 지 주목된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홍길동’은 <늑대소년>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던 조성희 감독을 만나 ‘악당보다 더 악명 높은 탐정 홍길동’으로 재탄생했다.

 

“홍길동은 조선 시대 불합리한 사회에 순응하지 않는 진취적인 인물이다. 정의구현을 위해 옳지 못한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런 캐릭터를 현대로 가져와 멋지게 조합해 그려보고 싶었다”는 조 감독은 과감하게 비틀었다.

 

극 중 홍길동의 직업은 불법 흥신소 활빈당의 수장이자 사립탐정. 명석한 두뇌로 해결하지 못하는 사건이 없는 영웅이다. 그러나 어릴 적 사고로 좌측 뇌 해마에 손상을 입어 감정 인지 능력과 8살 이전 기억을 모두 잃어버린상태다. 사고 후유증으로 불면증에 시달린다. 공감 능력도 떨어져 따뜻한 인간미나 신념 또는 정의감도 없다.

 

영화는 이처럼 약점 많고 비인간적인 탐정 홍길동은 20년간 찾지 못했던 단 한 사람을 찾는 사건을 해결해나가면서 영웅으로 변신한다. 그 인물은 바로 어머니를 죽인 원수 김병덕이다. 오랜 추척 끝에 그를 찾아내지만 누군가에 납치된 이후, 김병덕의 집에는 두 손녀만이 있다.

할아버지 김병덕을 찾아달라며 들러붙는 두 자매를 데리고 실마리를 찾던 중 거대 비밀 조직 광은회의 실체를 마주하고 “재앙을 일으키려는 그런 놈들 청소”하는 영웅으로 통쾌한 활약상을 보여준다.

 

홍길동 역은 영화 <파수꾼>, <고지전>, <건축학개론>로 차세대 연기파 배우로 주목받다가 드라마 <시그널>로 대세 배우가 된 이제훈이 꿰찼다.

 

조연도 탄탄하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이웃사람>,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등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여온 배우 김성균이 조직 광은회의 실세인 강성일을 연기한다.

 

관록의 배우 박근형이 홍길동이 찾아 헤맨 원수 김병덕으로 등장하고, 뮤지컬과 영화를 오가며 연기력을 자랑한 정성화가 감초 역할을 맡았다. 여배우로는 고아라가 홍길동을 돕는 활빈재단의 소유주 ‘황회장’으로 출연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류설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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