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車 수출산업 육성 ‘인천의 미래’ 달린다

市·항만公, 수리·유통·판매 등 아우르는 車융복합산단 조성
물동량 확보·수출 경쟁력 강화 막대한 경제적 파급효과 기대

인천이 중고자동차 수출산업에서 미래 먹을거리를 만든다.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는 중고차 수출을 비롯해 수리, 복원, 개조, 부품, 유통·판매 등을 아우르는 중고차 융복합 산업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해 국외로 팔려나간 중고차 수출물량은 총 21만 2천528대로, 9억 8천만 달러(한화 1조 1천500억 원 상당)에 이른다. 이 중 88%인 18만 7천168대(8억 4천만 달러·한화 9천800억 원 상당)가 인천항을 통해 수출됐다.

 

막대한 설비투자 없이 물류와 유통만으로 물동량 증대, 고용창출 등 상당한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중고차를 폐차할 때 발생하는 환경오염 요인을 줄일 수 있어 ‘굴뚝 없는 수출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인천지역 중고차 수출물량은 매년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지난 2012년 37만 대까지 늘었다가 2013년 -13%, 2014년 -20%, 2015년 -12% 등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최대 중고차수출단지인 송도단지는 부지 불법 점유 등 기형적인 구조로 되어 있고, 대부분 영세업체가 소규모로 수출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터라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더욱이 중고차 수출은 신차 수출과 달리 국내 산업기반이 부실하고 제도적인 뒷받침도 미흡하다. 관련 법도 없는 탓에 중고차를 수출하는 것은 고철을 수출하는 것과 같은 개념으로 진행되고 있다. 최근 엔저 현상이 지속되면서 일본 중고차 제품이 국내 수출 물량을 잠식해오는 것도 위협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중고차를 수입하려는 수요는 꾸준히 있지만, 공급이 제대로 받쳐주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인천에서는 계속 불법단지라고 나가라 하는 데 영세한 중고차 수출업자들이 대체부지를 마련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인천시는 인천항만공사와 공동으로 안정적이고 합법적인 중고차 산업단지를 조성해 중고차 수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기로 했다. 현재 국내 자동차 애프터마켓(After Market)은 시장 규모에 비해 영세하고 초기 성장단계여서 인천이 애프터마켓을 선점한다면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또 인천항의 중고차 수출물량이 줄어들면서 선박이 인천항을 들르지 않고, 자동차부두가 특화돼 있는 평택항으로 옮겨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시기적으로도 서두를 필요가 있다.

 

시와 항만공사 측은 공동으로 자동차 물류클러스터(가칭 인천자동차서비스복합단지) 조성 연구용역을 시행해 산업단지 부지를 선정하고 국토교통부 자동차서비스복합단지 시범사업 공모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자동차 물류클러스터는 항만과 자동차산업이 집적화돼 있는 인천만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중고차 유통 외에도 수리, 복원, 개조, 부품 등 쇼핑시설과 서비스시설을 갖춘 물류단지와 중고차 수출지원센터 등 공공단지로 구성된다.

 

이와 함께 시는 혐오시설 이미지인 중고차수출단지를 현대화해 친환경시설로 개선하고 중고차 매매정보 공개, 품질보증, 허위거래 처벌 등 법령과 제도를 정비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이주호 시 경제산업국장은 “중고차 수출 물류단지 조성을 우선적으로 시행한 뒤 단계적으로 자동차 정비 및 부품·용품 단지, 내수용 중고차 매매단지, 자동차 관련 비즈니스 단지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라며 “인천이 자동차 애프터마켓 산업을 선점해 안정적인 중고차 수출 물동량을 확보할 뿐만 아니라 연관 산업 파급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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