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블루오션 중고차 수출산업을 키워라] 2. 주먹구구 수출, 경쟁력 하락

품질·신뢰 앞세운 日, 해외시장 잠식

중고차 수출 시장에서 인천의 가장 큰 경쟁상대는 일본이다. 인천이 주먹구구식으로 중고차를 수출하고 있다면 일본은 체계화된 중고차 수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18일 일본의 중고차 수출 실적을 살펴보면 2013년 116만대에서 2014년 128만 3천 대, 지난해 125만 4천대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수출금액도 2014년 7천594억 7천만엔(한화 7조6천억 원 상당)에서 지난해 8천429억엔(한화 8조 5천억 원 상당)으로 늘었다. 대당 수출금액은 59만 2천 엔에서 67만 2천 엔으로 13.5% 수익성도 향상됐다.

 

일본 중고차 산업의 가장 큰 강점은 품질과 신뢰다. 일본도 과거에는 국내와 같이 변칙이나 불법행위가 성행했으나, 중고자동차수출협회 등이 생기고 자정역할을 하면서 개선됐다. 특히 일본은 경매제도를 도입해 중고차 수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중고차 수출 물량의 90%가량이 경매를 통하고 있다.

 

일본 도쿄에 있는 중고차수출 전문업체 야마겐 코퍼레이션의 경우 소비자가 요구하는 조건의 차량을 경매를 거쳐 확보한 뒤 재판매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수요에 맞춰 공급량을 조절하기 때문에 야적장에 중고차량을 쌓아둘 필요가 없어 재고부담이 없다.

 

USS 도쿄 경매장 등 중고차 경매장을 살펴보면 입고 차량을 매매 시스템에 등록한 뒤 검사장에서 엔진, 내부 및 외부 정밀 검사 등을 진행하고 검사내역도 전산에 등록한다. 검사를 마친 차량은 입찰 최저가로 경매가 진행된다.

매매상들은 검사 결과와 사진 등을 살펴볼 수 있으니 품질을 신뢰할 수 있고 만족도도 높다. 아프리카 등은 검사완료 인증을 받아야 품질을 신뢰하기 때문에 해외 수출 시장에서도 일본 중고차를 선호하는 편이다.

 

일본 중고차 수출 산업은 구매가와 낙찰가의 차액에 따른 수익 외에도 검사비, 의뢰비, 낙찰비 등 부대비용을 수익으로 확보할 수 있고 자동차용품, 정비, 부속품 등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다.

반면 인천 중고차 시장은 중개상이 선매입한 차량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구조여서 매매단지 내 호객행위, 허위매물, 품질하락 등의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 또 영세업체인 매매상 대부분이 재고를 떠안고 있어야 하는 부담이 있어 차량 확보도 수월하지 않고 대포차나 불법개조 등의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본 중고차 시장이 해외 주요 수출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한국과 같이 운전석이 왼쪽(좌핸들)에 있는 아프리카, 러시아 시장도 한국 중고차보다 운전석이 오른쪽(우핸들)에 있는 일본 중고차 수요가 더 많다. 러시아의 경우 지난해 일본 중고차 수출물량은 5만대였으나 한국은 874대에 그쳤다. 일본이 좌핸들 국가에 수출한 물량은 2012년 48만대에서 2014년 58만대로 10만대 가량 늘었다. 한국은 같은 기간 10만 대에서 5만 대로 줄었다.

 

이와 관련, 인천시 관계자는 “한국의 중고차 수출 물량이 최근 3년간 감소 추세인데 반해 일본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일본에서는 중고차 수출이 경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관련 시설로 인한 사회적 갈등도 없다. 일본의 비즈니스 모델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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