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나오면 철거했다가 재설치 일부 시민은 텐트 세우고 취사
마구 버린 쓰레기에 악취 진동
지난 21일 낮 광주시 남한산성면 엄미리 일대 계곡은 주말을 맞아 더위를 피해 계곡을 찾은 행락객들로 붐볐다. 3㎞가량 이어지는 계곡을 따라 자리잡은 10여곳의 식당들은 저마다 계곡가에 시멘트까지 타설해 10여개의 평상을 불법으로 설치해 성업 중이었다. 일부 식당은 물이 흐르고 있는 계곡 안에 평상을 설치한 것도 모자라 파라솔이 구비된 간이테이블까지 놓아둔 채 영업을 했다.
평상마다 휴대용 가스버너를 올려놓고 닭백숙 등을 조리해 먹는 가운데 술을 마시던 일부 행락객들이 잔에 남아있는 술을 계곡으로 털어버리는 장면도 쉽게 목격됐다. 수영과 취사, 오물 투기 등이 금지된 지방2급하천이라는 경고판이 무색할 정도였다. 이런 가운데 함께 방문한 아이들이 계곡에 들어가 물장구를 치며 놀았지만 아이들의 안전을 관리하는 사람은 없었다.
같은 날 용인시 수지구 고기리 계곡도 상황은 비슷했다. 영업장소를 계곡 근처까지 확장한 식당이 즐비했으며, 일부 슈퍼 등은 영업장소를 벗어난 계곡 근처까지 평상을 설치해 이를 임대해주는 방식으로 불법 영업을 벌이고 있었다. 계곡 근처에는 방문객들이 버린 비닐봉지, 음료수 캔 등의 쓰레기도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계곡 주변에는 쓰레기, 오물 투척에 관한 경고판이 있었지만 이를 지키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또 안양시 만안구 안양2동에 위치한 안양예술공원은 시민들의 불법 행위가 만연했다. 이곳을 찾은 가족 단위 행락객들은 속칭 ‘명당’ 자리라 할 수 있는 다리 밑과 그늘이 진 자리에 텐트를 설치했다. 계곡 내에 텐트를 설치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이 중 일부 시민은 버너를 설치해 고기를 굽는 등 취사행위까지 벌였다.
이들 주위로 아이들이 뛰어다녀 위험성은 더욱 커 보였다. 하지만 시민들이 몰려 있는 왕복 2㎞ 구간에서 이런 불법행위를 단속하는 인원은커녕 안내판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A씨(32)는 “다들 텐트를 이용하기에 (텐트를) 설치해도 되는 줄 알았다”며 “매주 나왔지만 단속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고 어떠한 제재를 받아 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행락철이 시작되며 도내 계곡 곳곳이 불법 영업과 음식물찌꺼기와 쓰레기 투기 등으로 병들고 있지만 불법 행위는 근절되지 않고 있으며 단속 역시 쉽지 않은 실정이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생업에 연관돼 있다 보니 단속이 있어도 잠깐 철거했다가 다시 설치하는 경우가 많아 어려움이 있다”며 “행락철이라고 해서 단속 인원을 더 늘린다든가 강한 제재를 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동은ㆍ허정민ㆍ조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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