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 불매운동에도 여전히 대형마트에는 옥시 제품 진열돼 ‘물의’

옥시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이 전방위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대형마트에서는 여전히 옥시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옥시에 대한 국민적 비난 여론이 들끓자 대형마트 3사(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가 일제히 옥시 제품 ‘발주 중단’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생색내기용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소상공인 업계에서도 대형마트를 옥시 사태의 ‘공동 주범’이라고 주장하며, 대대적인 불매운동을 전개할 뜻을 밝혔다.

 

23일 오후 찾아간 롯데마트 수원점 세정제 코너에는 ‘옥시크린’과 ‘옥시싹싹’, ‘쉐리’ 등 옥시레킷벤키저의 제품이 눈에 잘 띄는 곳에 진열돼 있었다. 이곳에는 세탁조 세정살균제와 세탁 세제, 제습제 등의 품목 수십 개가 진열돼 판매되고 있었다. 

다른 대형마트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마트 서수원점도 옥시 제품의 물량을 진열대에서 축소했지만, 판매를 중단하지는 않았다. 홈플러스 북수원점도 세제ㆍ욕실 코너 등에 옥시 제품이 상당 부분 빠졌지만, 수십여개의 제품이 고객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진열대 중앙에 자리해 있었다.

 

대형마트 3사가 옥시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들끓자 옥시 제품 신규 발주를 중단한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판매를 중단한 건 아니다. 이마트 측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제품을 철수할 계획이 없다”며 “기존에 보유한 재고가 모두 소진된 점포는 자체적으로 판매를 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현재 진열대의 물량이 줄었다고 하더라도 창고 등에 쌓인 재고 물량을 모두 판매한다는 게 대형마트 측의 입장이다.

 

이 같은 대형마트의 대응을 두고 시민사회 단체 등에서는 ‘책임 회피’라고 지적하며 판매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윤은상 수원시민사회단체협의회 공동운영위원장은 “유해 상품을 판매한 대형마트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데, 여전히 옥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것”이라며 “1인 시위와 대형마트 지점장 면담 등을 진행하며 판매 중단 운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상공인 업계에서도 대형마트를 가습기 살균제 사태의 공동 주범으로 지목하며,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하고 나섰다. 

소상공인연합회와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소상공인 단체 3곳이 모여 결성한 한국자영업자총연대는 이날 논평을 통해 “옥시 제품이 히트를 치면서 유해성 검증도 없이 롯데마트, 홈플러스, 이마트 등 대형마트 3사에서 가습기 살균제 PB상품을 만들어 판매했다”면서 “대형마트 영구퇴출 등 구체적 운동에 돌입할 수 있음을 중소상공인의 이름으로 엄중 경고한다”고 밝혔다.

정자연ㆍ이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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