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용인 초등학교서 괴한이 1학년생 납치하려다 도주 ‘충격’

괴한, 수십여m 가량 뒤쫓아오다 도주… 경찰, 50대男 용의자 추적중

서울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으로 여성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범죄 예방 대책마련 목소리가 들끓는 가운데 용인의 한 초등학교 교문 바로 앞에서 방과후 오후 시간대 초등학생 1학년 남학생이 뒤따라오던 괴한으로부터 납치를 당할 뻔한 사건이 발생, 충격을 주고 있다.

 

25일 용인서부경찰서와 용인 A초교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3시30분께 용인시 수지구 A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1학년생 B군(8)이 학교 후문에서 불과 20~30m 떨어진 곳에서 괴한으로부터 납치를 당할 뻔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B군은 학교 인근에서 집을 나와 방과후수업을 듣기 위해 학교로 향하던 중이었다. 괴한은 학교 인근 사거리부터 B군을 수십여m 가량 뒤쫓아오며 “나랑 같이 가서 살자”“내가 키워줄테니 같이 가자”고 말하며 위협했다. 신체적 접촉은 없었다고는 하지만, 괴한은 상당 거리를 말을 시키며 쫓아온 것으로 미뤄 납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놀란 B군은 울음을 터뜨리며 소지하고 있던 휴대전화로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고, 이 틈을 타 괴한은 도주했다.

 

어머니와 학교 측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지만, 괴한은 모습을 감춘 뒤였다. 당시 B군 주변에는 이 학교 6학년 학생 2명이 있었지만, 나이대가 50대 이상 장년층 또는 노년층에 키가 1m70㎝이상의 남성이라는 점만 기억할 뿐이었다.

 

이같은 사건이 발생하자, 방과 후 오후 시간대 학교 앞은 여전히 어린이들에게는 안전 취약 취대임을 여실히 보여줬다. 경기남부경찰은 지난 3월부터 경찰들이 등교시간 대 담당학교에 배치돼 범죄 취약지역 순찰 등 안전활동을 하는 특수시책인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지만, 이번 사건은 인적이 드문 오후 시간대 발생, 속수무책이었다.

 

특히 학교 측은 이번 사건과 관련, “학교에서는 유괴방지교육을 실시하고, 당분간 교사들이 조를 짜 학교주변을 순회하겠다”는 내용의 가정통지문을 만들어 놓고도 학교장이 출장 중이란 이유로 각 가정에 알리지도 않은 것은 물론 관할 교육지원청에 보고도 하지 않아 안일한 대응을 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학교 주변 CCTV를 분석해 남성의 뒤를 쫓고 있다”며 “남성을 검거하는 데로 범행 동기 등에 조사해 입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용인=권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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