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가격 고공행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농산물 가격도 급등하면서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쇠고기 가격의 급등세가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자 정부는 한우 조기 출하 카드를 꺼내 들었다.
2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기준 100g당 한우 등심 1등급의 평균 소매가격은 7천472원으로 평년 가격보다 24.5%나 높았다. 쇠고기 값이 오른 건 3년 전부터 축산농가의 소 사육 두수가 줄면서 공급량이 자연스럽게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한우 가격이 내려가자 정부는 한우 암소 감축 사업을 시행했고, 2014년에는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영향으로 한우 가격 급락을 막고자 축산 농가의 폐업을 지원했다.
그 결과 지난달 한ㆍ육우 사육 마릿수는 248만 마리로 정부가 판단한 적정 사육두수(280만마리)에 한참 못 미치게 됐다. 내달에도 도축 마릿수가 줄어 한우 1등급의 1kg 도매가격이 최고 2만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밥상에 단골로 오르는 주요 농산물의 가격도 평년 대비 20~60%씩 올랐다. 특히 깐마늘의 평균 소매가격은 1㎏당 1만2천248원으로 평년(7천265원)보다 68%나 급등했다. 마늘의 국내산 재고가 갈수록 감소하고 있는데다 생육기 일조량 부족으로 햇마늘 출하 시기가 지연되면서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배추(1포기)는 3천793원으로 평년(2천459원)보다 54.24% 가격이 상승했으며, 무(1개) 역시 2천185원으로 평년(1천601원)보다 36.4%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대파(1㎏) 역시 27.4% 가격이 올랐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는 우선 한우 조기 출하로 ‘급한 불’을 끄기로 했다. 축산농가를 상대로 30개월 미만의 큰 수소(거세우)를 조기 출하하도록 유도해 단기적으로 한우의 출하물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한우자조금을 통해 소 한 마리당 10만원 조기 출하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군대에 고정적으로 납품되는 한우 물량은 일정 부분 닭고기 및 계란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조기출하로 시중의 유통량을 늘려 일단 가격 오름세를 잡고, 장기적으로는 월별로 한우 가격 등락에 따른 대응을 체계화해 가격을 안정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산물은 당분간 배추 등의 가격 상승이 이어질 전망이다. aT 관계자는 “배추는 시설 봄 배추 출하가 끝나가는 상황에서 5월 중순부터 출하가 시작되는 터널봄배추 작황 부진으로 반입량이 줄어 시세가 상승할 것”이라면서 “다만 무는 시설 봄 무가 출하되기 시작하면 가격이 소폭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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