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밟은 <아가씨> 흥행 길 오르나…완성도 높여 6월1일 개봉
박찬욱 감독이 박찬욱표 영화 <아가씨>로 돌아온다. 오는 6월1일 개봉 예정인 이 영화는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작’으로 많은 관객이 주목하고 있다. 비록 칸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지는 못했지만, 전 세계 176개국에 판매되며 한국영화 역대 최다 국가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앞서 <설국열차>가 167개국 판매 기록을 세운 바 있다.
또 ‘아가씨’의 류성희 미술감독이 한국인 최초로 벌칸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칸 영화제 공식 초청작 중 미술·음향·촬영 등의 부문에서 가장 뛰어난 기술적 성취를 보여준 작품의 아티스트를 선정해 주는 것으로, 폐막 후 발표한다. 류 감독은 앞서 <암살>, <국제시장>, <변호인>, <괴물>, <올드보이>, <박쥐> 등 많은 흥행작에서 수준 높은 미장센을 보여줬다.
게다가 많은 관객이 원작의 매력, 주연 배우들에 대한 신뢰, 박찬욱표에 대한 팬심 등 촘촘한 이유로 영화 개봉을 기다리고 있어 흥행 기록이 주목된다.
아가씨는 영국 작가 새라 워터스의 소설 <핑거스미스>를 원작으로 했다. 2002년 영국 추리작가 협회 역사소설 부문상 등 각종 상을 휩쓴 작품이다. 빅토리아 시대에 소매치기들의 품에서 자란 고아와 부유한 상속녀, 그리고 거액의 유산 상속을 노리는 사기꾼 등을 통해 어두운 사회상을 드러냈다.
이를 한국 영화로 옮겨온 아가씨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다.
어릴 적 부모를 잃고 후견인 이모부 코우즈키(조진웅)의 엄격한 보호 아래 살아가는 귀족 아가씨 히데코(김민희)는 백작(하정우)이 추천한 새로운 하녀인 숙희(김태리)에게 의지하기 시작한다. 숙희는 유명한 여도둑의 딸로 유산을 노리는 백작과 아가씨의 마음을 흔든다. 영화는 히데코, 숙희, 백작, 코우즈키 등 네 사람이 서로를 속고 속이는 이야기를 쫓는다.
섬세한 감정연기가 요구되는 여주인공의 역할이 중요한데, 김민희와 김태리 모두 호평받고 있다. 김민희는 스크린을 장악하는 카리스마와 세밀한 감정 연기로 역대 최고라는 평을 이끌어냈다. 1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된 김태리도 강혜정과 김옥빈처럼 박찬운 감독의 여배우를 발굴하는 탁월한 안목을 입증하는 또 한 명의 여배우로 떠올랐다.
특히 두 여배우는 올드보이에서 근친상간,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남북관계, 박쥐에서 쾌락을 갈구하게 된 뱀파이어 신부 등 줄곧 위험한 소재를 다뤘던 박 감독이 선택한 ‘동성애’를 아름답게 그린다. 믿고 보는 배우 하정우와 조진웅의 연기 역시 영화의 균형을 맞춘다.
류설아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