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태극기 철거…백경현 구리시장, 또 前시장 흔적지우기

백경현 구리시장의 ‘전임 시장 흔적 지우기’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최근 구리ㆍ남양주 에코 커뮤니티 민간투자사업 동의안에 대해 전격 철회계획을 밝힌 데 이어, 전임 시장 시절 또 다른 핵심 사업이자 상징으로 관내 곳곳에 게양했던 태극기를 철거하기 시작한 것이다.

 

29일 시는 최근 열린 2016 구리 유채꽃 축제 행사 이후부터 용역을 동원해 시청 앞, 장자대로, 건원대로, 강변북로, 서울시와의 경계 지역 등 관내 특정 구간에 설치됐던 태극기를 모두 철거했다. 태극기로 말미암아 도시가 지저분해져 미관을 해치고 시민 동참을 유도하겠다던 취지가 실행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수일 동안 철거한 태극기는 모두 705조(1조 기준ㆍ태극기 1매, 구리시기 1매)이다.

 

시는 1년 365일 내내 태극기를 게양했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앞으로 국경일 전ㆍ후 5일간인 등 총 11일 동안만 게양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2007년부터 태극기 선양사업을 전개한 시는 2010년도에는 제65주년 광복절을 맞아 전국 최초로 ‘태극기의 도시’로 선포했다. 또 지난해에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범시민 태극기 달기 실천운동본부’를 출범시키며 ▲태극기 축제 개최 ▲전 부서 태극기 달기 운동 추진 등 국기 선양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이 사업은 전국 각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고 시는 지난해 12월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전국에서 벤치마킹을 통해 태극기 거리를 조성하고 있는 데 반해, 정작 국내 최초로 태극기를 통해 도시 이미지를 고양했던 시가 오히려 태극기 철거작업을 진행하면서 ‘전임 시장에 대한 흔적 지우기가 아니냐’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시민 A씨(48)는 “국기가 도시 미관을 저해한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냐”며 “수년간 도심 곳곳에 걸렸던 태극기가 없어져 허전하면서도 아쉬운 마음이다. 전임 시장에 대한 흔적 지우기 행정이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시장이 바뀌면서 변화가 생긴 것이지, 그렇다고 태극기 시책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며 “국경일 전후로만 태극기를 걸면서 오히려 국경일을 부각시키고 태극기를 교체할 일이 없어 수천만 원의 예산 절감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구리=유창재ㆍ하지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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