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느는데, 검역원은 그대로

담당자 11명, 수년전부터 제자리
인천항보다 면적 적은 부산항은
전담인력 21명, 2배나 많아 대조

인천항으로 들어오는 배와 화물은 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해야 할 검역행정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30일 인천항 입항선박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말 기준 외항선 입항 척수는 8천211척으로 2014년 7천550척보다 661척(8/8%) 늘었다. 

이 중 컨테이너 선박은 2천418척으로 2014년 2천165척보다 253척(11.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컨테이너 물동량도 237만 7천TEU로 2013년 216만 1천TEU, 2014년 233만 5천TEU 등 증가추세다.

 

그러나 검역을 맡은 국립인천검역소 인원은 총 20명으로, 소장을 제외한 19명이 오전 9시~오후 6시까지 근무하면서 검역을 진행하고 있다. 검역 전담 인력은 11명밖에 되지 않는다.

 

인천항은 외항선박 중 감염병 우려가 있는 선박에 대해 검역원이 배에 올라 검역을 시행하고 있다.

 

화물선의 경우 2인 1조로 평균 30분가량 검역을 하고 여객선은 3인 1조로 1~2시간가량 검역을 한다. 하루평균 화물선 12~20척, 여객선 5척을 검역하는 정도다.

 

더욱이 근무형태가 교대 없이 조조(오전 7시~오전 9시), 야간(오후 6시~다음날 오전 4시)에 불규칙적으로 특근하는 방식이라 검역을 할 수 없는 공백(오전 4시~오전 7시)이 발생하고 있고, 검역 서비스 안정성도 떨어진다. 인천항의 야간검역 비중이 39% 정도 되는 것을 감안하면 검역 안정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무엇보다 공백 시간 동안 검역서비스 수요도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지난 2013~2015년 동안 컨테이너부두에 접안한 선박은 연평균 135척~150척가량 된다. 이들은 검역할 수 있는 시간까지 부두에서 대기해야 한다.

한 선사의 관계자는 “부두에서 대기하는 것은 시간낭비이자 인력낭비 요인이 되기 때문에 물류비 부담이 늘 수밖에 없다”며 “대기를 피하려면 일부러 배 속도를 올려 검역시간에 맞추거나 아예 속도를 늦춰 천천히 접안하는 경우도 있지만, 물류비 부담이 되기는 마찬가지”라고 불평했다.

 

반면 부산항의 경우 인천항보다 면적은 적지만 검역 전담인력이 2배가량 많은 21명이나 된다. 특히 3교대 근무형태로 운영하기 때문에 검역 공백이 없다. 검역 안정성이 높으니 야간검역 비율도 인천항(39%)보다 높은 50% 수준이다.

 

또 다른 선사 관계자는 “새벽 시간대 도착하는 선박들은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으니 화주들이 인천항이 아닌 다른 항을 이용할 것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국립인천검역소는 현재 근무형태를 3교대 근무형태로 바꾸려면 최소 검역인원을 22명까지 늘려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립인천검역소 관계자는 “검역수요가 늘어나는 것을 고려해 정원을 11명 늘려줄 것을 요청했다”며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의 검토를 거쳐 결정되는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김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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