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후 1시30분께 인천시 서구 청라국제도시를 둘러싸고 흐르는 심곡천.
물이 맑진 않지만 생각보다 폭이 꽤 넓은데다 바람을 따라 흐르는 물줄기는 보기만 해도 시원한 기운을 전한다.
그러나 심곡천에 가까이 다가가면 멀리서 볼 때 와는 다르게 냄새가 나며 불쾌감이 밀려들어온다. 물 위에는 녹조와 함께 검은녹색 부유물 등이 가득차 있다.
심곡천의 양쪽엔 물의 흐름이 비교적 느리다보니, 각종 부유물들이 떠다니다 한쪽으로 뭉치고 쌓여 마치 잿빛의 흙(땅)으로 착각할 정도다. 산책로를 따라 올라갈 수록 악취는 계속 풍겨왔고, 심곡천은 녹조라고 표현 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오염된 모습이다.
주민 A씨(39·청라국제도시)는 “저건 녹조 낀 하천이 아니라, 물에 닿기만 해도 피부병을 일으킬 것 같은 공포감이 느껴지는 구정물이다”면서 “지독한 냄새는 뭐 어떻게 참는다해도, 지금은 벌레지만 조금 더 있으면 저기서 엄청난 모기떼가 생길 것 같아 걱정이다”고 말했다.
31일 한국토지주택(LH)공사 인천지역본부에 따르면 심곡천은 청라국제도시를 둘러싼 폭 12~181m, 총 길이 7.67㎞에 달하는 지방하천이다.
하지만 최근 녹조 현상과 함께 부유물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 인천시와 LH공사는 심곡천에 물이 제대로 흐르지 않아 녹조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때문에 인근 공촌하수처리장에서 정수 처리 완료된 물을 매일 1만t씩 흘려보내고, 매일 부유물을 걷어내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조강희 인천환경운동연합 대표는 “녹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기 보다는, 여러가지 오염물질들이 유입되면서 하천의 부영양화가 원인”이라며 “수년 전부터 심곡천으로 오폐수가 흘러들어 바닥까지 오염됐기 때문에, 이에 대한 조사와 준설작업을 벌여야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LH공사의 한 관계자는 “유지용수를 매일 방류하고 정화작업을 벌이는 등 심곡천 정상화를 위해 애쓰고 있다”면서 “이마저도 효과가 없을 경우, 미생물을 투입하는 등 적극적인 문제해결에 나설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인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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