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프리즘] 창업, 어떻게든 되겠지?

요즘 창업이 워낙 화두인지라, 창업 6개월만에 수십억을 유치한 스타트업, 창업 1년만에 수백억에 글로벌 업체로 인수된 사례 등 많은 신데렐라 이야기들이 국내외를 막론하고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때문인지 요즘 주변 지인들 및 후배들로부터 듣는 이야기는 ‘이렇게 창업 지원이 많은데 창업이나 할까봐’라는 말들이다. 사무실로 걸려오는 ‘거기 가면 다 알아서 해주는 건가요?’라는 다소 황당하기까지한 전화를 받을 때면 그야말로 ‘노답’이다.

 

청년창업사관학교를 통해 배출된 약 1천여명의 청년CEO들을 만나면 나름 성과를 거두고 있는 대표들조차도 가장 많이하는 이야기가 ‘너무 힘들다’라는 것이다. 창업은 여유 부려가며 마음대로 쉬어가며 설렁설렁하는 게 아니다. 성공한 기업은 그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으며 기업의 생멸이 그 어느 시기보다도 격렬한 분야가 창업시장이다. 유니콘이라 불리우며 잘 나가는 에버노트마저도 불과 얼마 전까지 엄청난 어려움을 겪으며 최초로 폐업하는 유니콘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돌았었던 게 바로 창업시장이다.

 

앞서 필자는 기업가정신을 논하며 결국은 얼마나 잘 준비되었느냐가 창업의 필수요건임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요즘은 O2O가 뜨니까’, ‘요즘은 다들 창업하니까’라며 창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잠깐 멈춰서서 숨을 가다듬기를 권한다. 창업은 자기만의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수익모델이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점이건 자기 자신만의 변동불가의 확고한 것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창업은 탑승만 하면 저절로 목적지에 데려다주는 첨단 자율자동차가 아니다. 오히려 넘어지지 않게 균형을 잡으면서 직접 페달을 돌리고 두 손으로 방향을 정하고 어디로 가야할지 머리로 생각하며 동시에 혹시 누가 부딪히지는 않는지 살펴봐야하는 구닥다리 자전거로 비유하고 싶다. 자전거 타는 법을 고민하고 잘 아는 누군가에게 배우고(여담이지만 자전거와 운전은 아는 사람에게는 배우지말자.) 넘어지고 생채기도 생기면서 배워나가는 것이다. 어떻게든 되겠지? 위험하다. 이런 생각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어느 강의에서 들은 말이 생각난다. 직장생활을 하다가 창업을 결심한 순간은 커다란 버스에서 내리는 것과 같다고. 그 후에 잘되면 택시를 타고 가고 잘 안되면 쉬엄쉬엄 걸어가면 되겠지만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깨닳게 된다고 한다. 방금까지 자기가 타고 있었던 건 배라는 것을 말이다. 당장 뭔가 하지않으면 바로 빠져 죽고만다. 하지만 세상은 이보다 훨씬 가혹하고 잔인하다.

 

바다에 빠졌는데 어떻게든 살겠지? 글쎄….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아니 살아남을 수 있을까? 뭐든 성공은 준비된 자에게만 보이는 벌거벗은 임금님의 옷과 같은 것이다.

 

최원우 중소기업진흥공단 청년창업사관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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