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일은 1997년 <당쟁으로 보는 조선역사>를 필두로 한국사의 쟁점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대중역사서를 집필하기 시작했다.
이후 <우리 역사의 수수께끼 1~3>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 ,조선 왕 독살사건> 등을 통해 우리시대의 대표적 역사저술가로 자리매김했다.
또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 <아나키스트 이회영과 젊은 그들> <이덕일의 여인열전> 등 생존 당시 주목 받지 못했던 불운한 천재들이나 역사 속에 안타깝게 묻혀버린 인물을 복원하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이번에 출간한 <조선이 버린 천재들>(옥당 刊)은 시대의 벽을 넘어 세상을 바꾸고자 했던 22명의 혁명가들의이야기다.
저자는 정도전, 조식, 윤휴, 이광사, 홍경래, 박세당 등 당대에 이단아로 배척받았거나 멸문지화를 당한 이들이 무엇을 남겼는지, 또 이들을 통해 무엇을 배워야하는지 통찰하다.
저자는 “천재란 많은 것을 외우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 천재란 대다수 사람이 상식이라고 믿는 개념과 구조에 반기를 들고 싸운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 반기가 나중에는 주류의 깃발이 된 것이 인류 발전의 역사였다. 지동설이 그랬고 상대성의 원리가 그랬고, 민주주의의 역사가 그랬다”라며 이들은 그 시대의 논리에 도전하며 앞서 간 선각자라고 설명한다.
책에는 왕도정치를 꿈꾼 비운의 혁명가 정도전, 주자와 다르게 경전을 해석한 윤휴, 이단의 낙인 위협에서도 양명학자라고 커밍아웃한 정제두, 인조가 장악한 세상에다 대고 인조반정은 쿠데타라고 꾸짖은 유몽인, 소중화 사상 속에서 오랑캐의 역사로 인식되던 발해사를 우리의 역사로 인식하는 파격을 행한 유득공, ‘놀고먹는 자들은 나라의 좀’이라며 양반도 상업에 종사케 하라고 주장한 박제가, 어떤 상황에도 타협을 몰라 긴 유배생활을 한 이광사 등 총 22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저자는 기존의 질서에 맞서 틀을 깨고자 한 사람들(1부), 죽음으로 신념에 맞선 사람들(2부), 사농공상의 철폐를 주장하며 가난 구제에 힘쓴 사람들(3부), 주군에 대한 의리를 지키며 죽어간 사람들(4부)로 구분해 치밀하게 들여다 본다.
특히 죽음 앞에서도 노론 세력이 추대한 임금 영조를 인정하지 않은 김일경, 조선 천주교 도입의 중심인물 정하상, 나주 벽서사건에 연루됐음을 시인한 유수원 등이 신념을 지키기 위해 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았던 유쾌한 결기를 읽는다.
저자는 “강요된 불편부당함 앞에서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었던 용기와 그 행동이 불이익에 당당히 맞섰던 이들의 결기는 지금 한국 사회가 맞닥뜨린 현실에 너무나 소중한 덕목”이라며 “제점을 지적하고 용기를 내 행동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값 1만5천원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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