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선 안전성 이유로 사용 안하는 사양
전문가 “2차사고 우려”… 소비자들 반발
한국지엠 ‘2017년식 쉐보레 올 뉴 말리부’가 구형 말리부에 장착된 에어백보다 성능이 낮은 에어백을 장착한 채 시중에 판매되면서 일부 소비자들이 계약을 취소하거나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1일 한국지엠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올 뉴 말리부는 지난 4월27일 사전계약에 들어가 영업일수 기준으로 8일 만인 지난달 12일 1만대 계약을 돌파했다. 이후 올 뉴 말리부가 지난달 19일부터 판매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형 말리부에 장착된 에어백이 구형 말리부 에어백보다 성능이 낮은 것으로 확인, 논란이 일고 있다. 구형 말리부 에어백이 3세대인 것과 달리 신형 말리부에는 이보다 성능이 낮은 2세대 디파워드 에어백이 장착된 것. 2세대 디파워드 에어백은 완전히 팽창하는 1세대 에어백의 팽창압력을 30% 줄인 에어백이며, 3세대 에어백은 충돌 속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팽창한다.
특히 2세대 에어백은 미국과 캐나다에서 안전성을 이유로 사용하지 않고 있어 논란은 가중되고 있다. 실제 미국에서 같이 출시된 동급 말리부는 4세대 어드밴스드 에어백 10개가 장착됐다. 그러나 국내 동급 말리부는 2세대 디파워드 에어백 8개가 장착됐다. 이에 소비자들은 ‘안전 사양 차별 아니냐’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결국 이들은 미국과 동급인 4세대 에어백으로 교체해달라고 한국지엠에 민원을 제기했다. 또 지난달 28일부터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이슈청원’에 5천명을 목표로 ‘올뉴말리부 에어백 교체바랍니다’ 서명까지 받고 있으며, 이날 오후 6시를 기준으로 650명이 서명한 상태다.
청원 글을 올린 한 소비자는 “구매를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겠다.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는 없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소비자는 “사전 계약자 입장에서 너무 화가 난다. 쉐보레는 반성하고 확실한 조치를 취해주길 바란다”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 자동차 전문가들은 2세대 에어백으로 인한 2차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완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에서 1·2세대 에어백을 장착한 차량은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2세대 에어백의 높은 공기압으로 탑승자들이 다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국지엠 관계자는 “신형의 경우 구형 말리부와 달리 기본적으로 8개의 에어백이 설치돼 있으며, 성능 검사 등을 통과한 차량인 만큼 에어백과 관련된 안전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다.
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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