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공사, 1996년 교부… 주민간 갈등
수도권매립지관리(SL)공사가 인근 주민을 위해 내놓은 수십억원이 20여 년 동안 통장 속에서 잠만 자고 있다. 원주민과 전입주민 간 갈등 탓인데, SL공사가 나서 주민 갈등을 중재해 이 돈이 주민을 위해 쓰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일 SL공사에 따르면 지난 1996년 검암발전위원회에 ‘검암동복지회관’ 건립을 위해 14억7천만원을 교부했다. 위원회는 이 돈 중 6억 원으로 부지 1천122.7㎡를 매입했다.
하지만 복지회관 건립 사업이 중단되면서, 2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 나머지 8억 7천여만 원은 위원회 명의 통장에 남아있다. 게다가 부지의 시세가 오른데다 잔액에 이자까지 붙어 현재 총 교부금 규모가 40여억 원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1996년 당시 살고 있던 원주민과, 이후 최근까지 검암동 등으로 전입해 온 주민 간 교부금 사용 방법 등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한 원주민은 “현 위원장과 일부 위원이 부지를 팔고, 검암동에 있는 5개 통으로 각각 분할해 사업을 추진하려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이 교부금은 당초 목적대로 복지관 건립에 쓰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위원장 A씨는 “위원들과 이 교부금 사용에 대해 논의를 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그래서 아직 집행도 못 한 것이다”면서 “무보수직인데 이 돈 때문에 논란에 휩싸이느니 전액을 서구에 기부, 검암동 주민들을 위해 써달라고 해볼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인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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