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이닝 4피안타 1실점 호투… 팀의 0대2 패배로 아쉽게 패전 처리
승운은 따르지 않았다. 하지만 장시환(29·kt wiz)은 마운드 위에서 씩씩했다.
장시환은 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그가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건 지난 2012년 9월16일 한화 이글스전 이후 1천354일 만이었다. 장시환은 약 3년 9개월 만에 다시 오른 선발 경기에서 5이닝 5피안타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팀이 0대2로 지면서 그는 아쉽게 패전을 안았다.
승수를 쌓지는 못했지만, 이날 장시환의 투구는 선발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하기에 충분했다. 최고 시속 151㎞를 찍는 직구를 바탕으로 140㎞를 넘나드는 포크볼과 슬라이더, 커브를 섞어 롯데 타선을 잠재웠다. 1회 투구수가 31개로 많았을 뿐, 이후 평균 17개의 공으로 이닝을 마감할 정도로 운영 역시 효율적이었다.
유일한 실점은 1회말에 기록했다. 긴장한 탓인지 공이 가운데로 몰렸다. 롯데 손아섭-김문호-김상호에게 연속 3안타를 맞고 무사 만루 위기에 처했다. 아두치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숨을 돌리는듯 했지만, 결국 최준석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점수를 잃었다.
장시환은 0대1로 뒤진 6회말 시작과 동시에 불펜 조무근과 교체됐다. 총 투구 수는 99개. 당초 조범현 kt 감독은 장시환에게 많은 투구 수를 바라지 않았다. 그러나 장시환이 좋은 구위와 제구력, 그리고 경기 운영 능력을 선보이면서 계획보다 오랜 시간 마운드를 책임지게 했다.
장시환이 첫 선발 등판에서 합격점을 받으면서 kt는 선발 운용에 숨통을 트이게 됐다. 그동안 조 감독은 부족한 선발 자원 탓에 골머리를 앓았다. 국내 선발투수 가운데 좌완 정대현이 그나마 제 몫을 해주고 있었으나, 엄상백과 정성곤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장시환이 이날처럼 활약해준다면 보다 안정적인 선발진이 구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최근 침체기를 겪고 있는 타선은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질 않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kt는 9회까지 4안타에 그치며 단 한 점도 뽑지 못했다. kt가 영봉패를 당한 것은 이번 시즌 들어 이번이 네 번째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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