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MG 도넛 & 커피 양혜경 점장, 군인과 노인에 무료 봉사

“앞으로 내가 잘살아야지 하는 욕심은 전혀 없어요. 100세 시대에 접어든 요즘 몸이 닿는 데까지 현재 있는 것에 만족하고 베푸는 삶에 매진하고 싶어요.”

 

구리시 수택동에서 ‘OMG Donuts & Coffee’라는 간판을 내걸고 도넛과 커피를 판매하고 있는 양혜경 점장(54·여)은 6평 남짓한 작은 공간에서 손님이 없는 시각에도 분주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줄 도넛 만들기에 여념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도넛 전문점을 개설, 사업을 시작한 양 점장은 구리와 남양주 지역을 돌며 홀로 사는 노인·장애인 시설, 보육원 등 어려운 이웃에게 자신이 만든 도넛을 무료로 배달해 주고 있다.

또 (재)희망천사운동본부(본부장 김철석)와 연계해 매달 한 번씩 남양주 별내에 있는 군 부대를 방문, 장병 200명분의 도넛을 기부하는가 하면, 주말에는 장애로 불편을 겪는 어르신을 찾아가 말벗, 반찬봉사 등 이웃 사랑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최근엔 봉사영역을 넓히기 위해 요양보호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아무 근심 없어 보이는 평범한 가정주부가 갑자기 사업가로 변신해 장애인에 관심을 두고 이 같이 활발한 봉사를 하는 데는 남모를 사연이 숨어 있었다. 

양 점장은 “2002년에 학원을 운영하던 남편이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졌고, 지난해엔 시어머니 또한 노인성 질환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며 “평범한 가정에 갑자기 힘든 일이 겹치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고통을 겪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양 점장은 소위 말하는 재능기부를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하다 지인을 통해 서양식 수제 도넛 기술을 배우게 됐고, 나눔을 통해 인생 2막을 열었다. 지나가는 맹인만 봐도 ‘도움을 줄 수 없을까’하는 생각에 잠기게 된다는 양 점장. 

그는 “홀벌이로 대학생 자녀 2명을 키우며 힘든 생활을 유지하고 있지만, 요즘엔 나 자신을 위한 삶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정신적으로 성장하고 사랑을 베풀 수 있을 때까지 봉사를 이어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구리=하지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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