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곤소곤 왁자지껄” 함께하는 배움수업] 4. 군포 한얼초 ‘행복한 세상만들기 프로젝트’

내 손으로 ‘도지사’ 뽑으며… 풀뿌리 민주주의 배워요

▲ 한얼초

정치, 선거, 투표 등이 우리 세상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이라는 것을 배우는 학교가 있다. 

교과서에 나온 개념 설명 대신 어떤 세상이 행복한 세상인지를 가늠해보고, 스스로 정당을 만들고 선거를 진행하면서 삶 속에서 민주적·실천적 능력을 기르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군포 한얼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은 최근 경기도지사 선거를 진행했다. 반별로 5명 이상이 모인 정당을 만들고 당의 후보를 내세워 함께 공약을 만든 가운데 4반에서는 5개 정당이 형성됐다.

 

멸종 위기 동물 보호를 내세운 ‘자연보호당’, 홀로 사는 노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시설과 급식을 책임지겠다는 ‘봉건약(봉사건강약속)당’, 쓰레기 분리수거통 설치와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기 위한 야근금지법을 약속한 ‘더불어환경당’, 친환경 일자리와 혁신학교 확대를 내세운 ‘제일당’, 교통편의와 행복한 경기도를 만들겠다는 ‘행복당’ 등 학생들의 공약은 구체적이었다.

 

이날 선거에서는 기호 3번인 더불어환경당의 성유진양이 도지사로 뽑혔다. 전 학년이 모인 자리에서 각자 생각하는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유세를 하면서 진행된 선거는 웃음이 끊이지 않는 축제였다.

 

한얼초 4학년은 ‘민주주의와 주민자치’라는 사회과 단원에서 착안, 직접 세상을 바꿔보는 수업이 이뤄지고 있는데, 도지사 선거는 ‘행복한 세상 만들기’라는 프로젝트 수업 중 한 과정이다. 이같은 과정을 통해 주민자치의 의미와 선거, 자치단체를 이해하는 체험학습이 되고, 대화와 타협은 물론 참여와 실천 등의 가치와 태도를 배운다.

 

교사들이 설계한 프로젝트 주제로 향하는 길은 다양하고 다채로운 방식으로 네트워크가 이뤄져 있다. 앞서 학생들은 세 사람에게 도움을 주며 세상을 바꿔 나간다는 내용의 ‘트레버’라는 책을 읽고 정치가 세상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이라는 것을 배우며 주제를 발현했다. 

이어 미술 시간에는 인상 깊었던 장면을 그리고, 교실의 대각선 방향을 가로지르며 학생들 스스로 느끼는 행복도를 체크하는 방식으로 주제에 몰입하는 단계를 거쳤다.

 

그뿐만 아니라 주제가 선정된 사회과부터 시작해 책을 읽는 국어, 그림을 그리는 미술, 노랫말을 바꿔 부르는 음악, 기술과 행복의 연관성을 확인해 본 과학 등 거의 전 교과가 통합적으로 이뤄진다. 또 문화예술과 독서, 체험, 실천적 영역까지 가미된다. 

특히 수업이 학교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가정과의 연계를 통해 주제와 관련된 독서에 참여하는 등의 방식으로 학부모가 프로젝트 활동에 함께 참여하도록 유도함으로써 효과를 높였다.

 

이런 학습계획을 설계하는 것은 물론 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재능을 발견하고 이를 북돋아 삶으로 연결해 주는 것이 교사의 주요 역할이다.

 

채호연 교사는 “하나의 주제로 교과가 통합된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학생들이 가진 다양한 재능이 발견되고, 개개인이 모두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며 “교실과 사회가 분리된 것이 아닌 깊이 있고 협력적인 교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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