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종이가 100달러로" 블랙머니 10억원대 사기 외국인

"기계에 넣거나 약품처리한 물에 씻으면 돈으로 변한다고 속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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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가 특수 검은종이를 기계에 넣으면 미화 100달러 지폐로 변한다는 일명 ''블랙머니'' 사기로 12억여원을 가로챈 K(42·라이베리아 국적)씨를 구속했다. 9일 경찰 관계자가 압수한 기계로 사기수법을 시연하고 있다. 김시범기자

‘마법의 돈(?)’

 

특수제작된 검은 종이를 약품에 담그거나 기계에 넣으면 미화 100달러(한화 약 11만원) 지폐로 변한다는 일명 ‘블랙머니’ 사기로 12억원 가량을 가로챈 아프리카계 외국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9일 사기 혐의로 K씨(42·라이베리아 국적)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K씨는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서울 이태원 등에서 한국인 A씨(45) 등 4명을 상대로 블랙머니 사기를 벌여 12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블랙머니 사기는 검은 종이를 기계에 통과시키거나 약품에 담그고 나서 100달러 지폐로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나서 이 종이나 기계, 약품 등을 판매해 사기를 벌이는 방식이다.

 

경찰 조사결과 피해자들은 K씨가 기계에 넣거나 약품 처리한 종이가 돈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고 속았지만, 실제로 K씨는 기계에 미리 넣어둔 100달러 지폐를 반대편에서 빼내거나, 검게 칠한 지폐를 세제 등으로 추정되는 가루를 섞은 물에 세척한 것에 불과했다. K씨는 “내가 공급하는 블랙머니는 미국이 아프리카 분쟁지역에 구호자금으로 보낸 돈을 한국으로 밀반입한 것”이라며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를 운영하는 A씨 등은 사업차 아프리카를 왕래하며 알게 된 지인을 통해 K씨를 소개받았다가 사기 피해를 봤다. 경찰 관계자는 “블랙머니 사기 사건은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져 속지 않을 법한데도 일확천금을 노리는 투기 심리 탓에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K씨가 갖고 있던 검은 종이 10만장 등을 압수하고, 그와 공모한 아프리카계 외국인 7명을 뒤쫓고 있다.

안영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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