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불교부단체 시민 ‘지방재정 개편 반대’ 서명부 제출

깨어나라 지방자치여! 분노하라 시민들이여!

수원과 용인, 화성, 성남, 고양, 과천 등 6개 불교부단체 300만명의 시민이 정부의 지방재정제도 개편에 반대한다는 서명부를 행정자치부에 전달했다. 이들은 정부를 빗댄 얼음 덩어리를 깨부수며 개편안에 대한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9일 오전 10시20분께 ‘지방재정개편 반대’라고 쓰인 상자 수백여개가 서울 광화문 광장, 행정자치부 정문 앞을 장악했다. 1t 트럭 적재함을 가득 채웠던 이 상자들에는 수원·성남·화성 등 경기지역 6개 불교부단체 시민들이 정부의 지방재정개편에 대해 반대의사를 표한 서명부가 담겨 있었다.

 

한 달여간 모여진 시민들의 목소리는 수원 108만178명, 성남 94만1천907명, 화성 56만8천499명 등 총 277만3천명에 달했고, 각 시에서 상경한 비상대책추진협의회 등 시민들은 결연한 표정으로 한 줄로서 이를 행정자치부에 전달했다.

 

서명부 전달과 함께 시민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행자부는 지방 재정제도 개편 기도를 즉각 중단하고, 지방재정 확충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그동안 약속했던 지방소비세의 단계적 확대(11%→16%)와 지방재정 4조7천억원의 우선 보전 약속부터 이행하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또 “경기도지사는 정부에 강력히 항의하고 중앙정부와 기초자치단체와의 협의를 주도적으로 추진하라”며 “전국 지자체, 자치분권단체와 함께 강력한 저항운동을 계속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는 광화문에서 3일째 단식농성을 이어가던 이재명 성남시장과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백혜련, 김태년, 김병욱, 김병관 의원 등도 참석했다. 이 시장은 “정부의 이번 개편안은 결국 지방자치를 죽여 정부의 꼭두각시로 만들려는 의도로 비단 6개 불교부단체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민주주의와 지방자치 존폐 상황에 맞서 끝까지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시민들은 다 함께 “우리 뿔 났다! 야!”라고 외치며 ‘지방·재정·개악’이라 쓰인 종이가 들어간 얼음을 대형망치로 힘껏 내리치는 퍼포먼스도 진행, 정부에 대한 강한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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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살나는 ‘지방재정 개악’ 수원·성남·용인·고양·화성·과천시 등 6개 불교부단체 범시민대책위가 9일 서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지방재정 개악 철회를 위한 공동기자회견’을 가지며 지방재정개악 글씨가 담긴 얼음을 깨고 있다. 대책위는 이날 6개시에서 277만 시민이 서명한 지방재정개편안 철회 촉구 서명부를 행정자치부에 전달했다. 오승현기자
이런 가운데 염태영 수원시장은 정부 개편안의 부당성을 알리고자 이날부터 전국 투어에 나섰다. 염 시장은 충남도청을 방문, 안희정 지사를 만나 “정부가 지방자치의 근간을 훼손하고 하향평준화시키고 있다. 

지방재정 형평성보다 재정확충이 해답”이라며 정부의 지방재정개편을 비판했다. 염 시장의 설명을 들은 안 지사는 “지방자치와 재정에 역행하는 일”이라고 동조하면서 “지자체 간의 연대와 협력을 위해 힘을 모으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염 시장은 앞서 천안, 아산, 당진을 먼저 방문해 지방재정개편 반대에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6개 불교부단체장들은 이날 오후 성명서를 내고 “지방재정의 어려움이 마치 6개 지자체의 책임인양 홍윤식 행자부 장관이 호도하고 있다”면서 “지방재정의 어려움을 해소하려면 정부가 먼저 지자체의 살림살이를 펴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영국·한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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