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타 도미노 붕괴… 혼돈의 SK 와이번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김용희(61) 감독은 12일 NC다이노스전을 앞두고 우타자 최정을 6번 타순에 배치했다. 주로 3·4번을 오갔던 최정이 중심 타선에서 벗어난 건 올 시즌 들어 이날이 처음이었다.

 

김 감독의 고심이 묻어나는 대목이었다. 최정은 이전 10경기에서 타율 0.143으로 부진했다. 득점권 타율도 0.068로 저조했다. 김 감독으로선 변화가 불가피했다. 그는 “중심타선이 상대에게 긴장감을 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 고민 끝에 타순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비룡군단’ SK가 날개 잃은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거둔 승수가 단 1승에 불과하다. 순위도 어느덧 7위까지 떨어졌다. 중심타선이 무너진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올 시즌 화력이 시원스럽게 폭발한 적이 거의 없다. 타순의 변화를 준 12일 NC전에서도 SK는 중심타순에 배치된 박재상, 정의윤, 최승준이 타점을 기록하지 못하면서 8대11로 패했다.

 

중심타선이 제 역할을 못 해주자 타선 전체가 집단 침체에 빠졌다. 최근 10경기 타율이 0.254에 그치고 있다. SK보다 낮은 타율을 기록한 팀은 kt wiz(0.247)와 KIA 타이어즈(0.243) 뿐이다. 타율이 떨어지면서 득점력도 바닥을 찍었다. 홈런은 10개로 NC 다이노스(19개)에 이은 공동 2위지만, 득점은 38점으로 최하위다. 김 감독은 “타자들이 득점을 뽑아줘야 쉽게 이기는 경기도 나오곤 하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타선의 침묵 속에 시즌 초반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마운드도 함께 흔들리고 있다. 6월 들어 팀 평균자책점이 5.30으로 껑충 뛰었다. 이 기간 SK보다 높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팀은 삼성 라이온즈(6.09)가 유일하다. 특히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이 5.59로 높아졌다. 에이스 김광현, 메릴 켈리도 들쑥날쑥한 투구 내용으로 중심을 잡아주지 못하고 있다.

 

SK는 분명 올 시즌 상위권으로 분류되는 전력은 아니었다. 가을야구 티켓을 놓고 중위권 다툼을 펼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투타의 도미노 붕괴가 이어지면서 하위권으로 처질 위기에 놓였다. 해결책이 딱히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SK의 앞길을 어둡게 하고 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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