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시설 정보서비스’內 게시판
외국 자동차 홍보글 넘치는데 수개월째 실태 파악 조차 못해
‘호국보훈의 달’ 관리 소홀 눈총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을 맞아 국가유공자와 현충시설 등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는데 주력해야 할 국가보훈처가 관련 홈페이지를 허술하게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충시설 정보서비스’ 내 게시판에 악성 프로그램을 이용한 게시물이 수개월째 올라오는데도 이 같은 사실을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등 문제점이 노출됐다.
14일 국가보훈처 등에 따르면 보훈처는 ‘현충시설 정보서비스’라는 온라인 페이지를 구축해 보훈처가 총괄 관리하고 있는 기념관·기념시설물 등 현충시설의 소개 및 관리 현황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운영 중이다.
이 중 ‘신고게시판’은 민원인들이 현충시설에 대한 개선요청사항을 사진과 함께 게시하면 국가보훈처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한 뒤 이에 대한 답변을 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공간이다.
하지만 이 신고게시판 등은 수개월째 악성 프로그램을 이용한 광고글이 점령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시판의 작성자란을 비롯해 현충시설이름, 신고내용 등 게시자의 정보를 기입하는 곳에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영어와 숫자가 어지럽게 적혀 있었다.
주로 외국의 자동차 관련 광고와 사이트 가입 유인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게시물을 클릭하면 이와 관련된 외국 광고 사이트로 바로 연결될 수 있도록 링크가 적혀있다. 이와 같은 게시물들은 지난 4월30일부터 매일 지속적으로 올려졌으며, 현재까지 1천600건을 웃도는 상태다.
IT업계 관계자는 해당 게시물에 대해 “봇이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광고 글을 지속적으로 올리는 스팸 게시물”이라며 “주로 보안이 취약한 홈페이지에 침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국가보훈처는 악성 게시물에 대한 조치는 커녕 게시물을 수십일째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취재를 통해 이에 대해 문의하기 전까지 해당 사실을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뒤늦게 게시물을 확인한 국가보훈처는 정부통합전산센터 사이버안전과와 협력, 게시물을 확인한 결과 홈페이지 해킹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게시판이 광고글로 도배된 사실을 잘 모르고 있었지만 빠른 시일 내에 조치하도록 하겠다”며 “앞으로 홈페이지 관리에 더욱 신경 쓰겠다”고 덧붙였다.
이지현ㆍ송승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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