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에 거주하는 9살의 어린 소녀. 칠삭둥이로 태어나 뇌성마비 1급과 시각장애 2급의 중증중복장애를 겪고 있는 애띤 소녀 아이다. 이 소녀는 태생적 장애 때문에 물리치료나 재활치료를 받는 것이 일상이다. 치료를 받지 않으면 근육이 점점 굳어져 장애가 고착화 된다.
그나마 최선의 치료는 장애를 늦추거나 완화하는 방법뿐. 그 치료 중 하나가 바로 다리보조기 착용이다. 성장이 빠르게 진행되는 어린이의 신체적 특성상 2년에 1번씩 다리 보조기를 다시 맞춰야 하는게 통상이다. 하지만 병원을 갈때마다 가슴을 쓸어 내린다.
다리보조기 처방을 거부 당한 사례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유를 알아보니 자신들 병원에서 치료를 받지 않았다는 것. 지난 4월에도 이 어린 소녀 엄마는 부천지역내 병원 3곳에 다리보조기 처방을 문의했다. 하지만 예상대로 처방전 발급을 거부 당했다. 그들 병원을 이용치 않고 장애인복지관의 재활치료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혹시나 대형병원은 다를까 해서 S병원을 찾았다. 선뜻 상담에 응하기에 기쁜 마음으로 병원을 찾았으나 더욱 기가 막힌 말을 들었다. 보톡스 치료를 요구 받았다. 보톡스는 굳은 근육에 대한 이완효과로 뇌성마비 장애어린이의 치료에 종종 쓰인다.
하지만 10㎖ 한병에 40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감당하는게 문제다. 보험급여는 한 병에 한해 적용되고 2병 이상은 본인 부담으로 처리된다. 게다가 이 어린 소녀는 이미 S병원에서 몇 백만원을 내고 3회에 걸쳐 보톡스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 그러나 별다른 치료 효과는 보지 못했다. 이런 연유 때문에 보톡스를 거부했더니 의사는 처방전 발급을 거부한 것이다.
경기도의회 류재구 의원(더불어민주당ㆍ부천5)이 14일 도의회 제 311회 정례회 중 5분 발언을 통해 부천에서 거주하는 9살의 장애 소녀에 대한 치료 실상을 생상하게 전했다. 9살 소녀의 다리보조기를 볼모로 수백만원의 치료를 요구하는 대형병원, 자기 병원에서 치료를 받지 않으면 다리보조기 처방전 발급조차 거부하는 일반병원의 힝포, 바로 장애 가족이 겪고 있는 차별의 현주소임을 소개했다.
류재구 의원은 “혼자서 앉지도 못하고 눈도 잘 보이지 않지만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은 꿈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라며 “이처럼 어이없는 행태를 자행하는 병원들에 대해 지도감독 하나 할 수 없는 경기도는 무슨 소용이 있는가?. 남경필 지사가 소녀의 꿈을 이루도록 도와주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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