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허리·어깨·목이야… 근로자 10명중 9.2명 ‘고통의 나날’

‘노동자 119’ 남동공단 근로자 대상 근골격계질환 실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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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오전 민주노총과 진보정당·단체로 구성된 ‘노동자 119’ 회원들이 인천시 남동구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남동공단 근골격계 질환 실태조사 결과 발표 및 사업주 예방의무 점검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장용준기자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 내 근로자 10명 중 9명이 허리·목·어깨·다리 등에 통증을 느끼는 근골격계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산재보험 등 필요한 혜택은 받지 못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15일 남동공단권리찾기 사업단에 따르면 ‘노동자 119’는 최근 한 달 동안 남동공단 근로자 138명을 대상으로 근골격계질환과 관련된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129명(92%)이 목과 어깨, 다리 등 1곳 이상 신체부위에 통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47%에 해당되는 60명은 심각한 수준의 고통을 느끼는 등 치료가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상당수 근로자가 근골격계질환에 시달리고 있지만, 정작 산재보험 등의 혜택은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대상자 65.7%(90명)는 ‘근골격계질환이 산재보험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직업병인지 모른다’고 응답했고, 치료경험이 있는 응답자 75명은 모두 ‘개인비용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고 답변했다.

 

이런데도 사업주들은 근로자들의 근골격계질환에 대한 관심이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사업주는 각종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의무적으로 해당 질환과 관련된 문제점과 원인 등을 조사해야 하는데, 이를 경험한 근로자는 8.8%(12명)에 그쳤다.

 

남동공단 내 대다수 사업장에서 근로자들이 근골격계질환으로 고통받고 있지만, 사업주는 반드시 실천해야 한 의무를 소홀히 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김철홍 인천대노동과학연구소 교수는 “건전한 노동문화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관련법을 정비하고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며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가 현재 인식을 개선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중부고용노동청 관계자는 “단속에 적발된 사업주에 대한 처벌과 감독을 철저히 할 것”이라며 “근로자들과 면담 등을 통해 구체적인 개선 방안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연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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