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관리 부실… 기대가 실망으로
상당수 텅텅 빈 채로 꽁꽁 잠겨있어
일부 공간은 특정 주민 전용함 전락
“자전거 보관함요? 텅 비었는데도 다 잠겨져 있어서 이용할 수가 없어요.”
인천시 서구가 수천만원을 들여 청라·검암역에 만들어놓은 자전거 보관함이 방치되면서 사실상 무용지물로 전락했다. 이를 놓고 구가 사업 초기 타지역 사례 등을 철저히 확인하지 않아 발생한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6일 구에 따르면 지난해 4천500만원(1대당 150만원)을 들여 청라역과 검암역에 각각 20개와 10개씩 자전거 보관함을 설치,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보관함은 기존의 개방형인 자전거 보관대와는 달리 밀폐된 ‘함’으로 제작돼 이용자가 직접 비밀번호를 설정해 문을 잠그도록 해 눈·비 등을 맞지 않는다.
그러나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일부 보관함은 아예 일부 자전거를 이용하는 주민의 전용 사물함 형태로 쓰이고 있다. 또 청소년 등의 호기심과 장난 등으로 자전거가 들어있지도 않은데 보관함이 잠겨 있는 경우도 상당수다.
이 때문에 자전거를 타고 와 보관함에 넣어둔 뒤, 지하철 등으로 출퇴근하려는 실제 보관함 이용객들은 거의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한종 구의원은 “비싼 돈을 들여놓고도 주민이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사전 검토 등이 부실한 탁상행정에 의한 예산낭비의 전형적 사례”라며 “구에 효율적인 운영방안을 찾도록 요청해 자전거를 이용하는 주민들이 불편함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사업 초기 다양한 운영 방안을 검토했지만, 재정 여건 등의 문제로 무료 이용토록 했다. 이런 문제가 나올 줄 예측 못했다”면서 “역사 관계자 등에게 수시 점검을 부탁, 텅 빈채 잠긴 보관함은 비밀번호 초기화 등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인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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