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공개하라” 등산객들 분노
16일 오후 2시께 의정부 사패산 호암사 부근 바위. 여성 등산객을 살해한 피의자 J씨(45)가 모습을 나타냈다. 앞서 J씨는 검은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의정부경찰서를 나와 경찰차량으로 호암사까지 이동했다.
호암사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려 현장까지 도보로 이동하는 도중 미리 등산로에서 기다리던 유가족이 J씨에게 덤벼드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로 인해 J씨는 한때 몸을 떨며 불안해하는 증세를 보였다. 이날 J씨의 현장검증은 약 30여분간 비공개로 진행됐다.
현장검증에서 J씨는 성폭행 시도와 피해자를 숨지게 하고 금품을 훔친 과정 등을 비교적 담담하게 재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J씨의 진술 가운데 의문점이 있던 부분이 오늘 현장검증을 통해 확인됐다”며 “재연 과정에서 죄송하다 등 자신의 범행에 대해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현장에는 산행에 나선 등산객 10여명이 주변을 지나다 현장검증이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흥분하기도 했다. J씨(60·여)는 “혼자 편하게 산책하던 사패산이 이제는 혼자서는 오지 못할 만큼 무서워졌다”고 말했다.
J씨와 함께 온 K씨(61·여)도 “산에서 뭘 하겠다고 사람을 죽이냐”며 “못된 짓을 한 사람은 얼굴을 공개해 여러 사람한테 욕을 먹어봐야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피의자 J씨는 현장검증에 앞서 의정부경찰서를 나서면서 돈을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최초 진술과 달리 성폭행하려다 숨지게 했다고 진술을 바꾼 이유를 묻자 고개를 숙이고 “죄송합니다. 피해자와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제가 모든 잘못 했습니다.”고 말했다.
경찰은 프로파일러 면담 등 보강 수사를 거쳐 20일 기소의견으로 J씨를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송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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