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3회말 대거 4득점 역전승
비가 쏟아진 지난 15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 1루 더그아웃에는 kt wiz 우완 주권이 애꿎은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다. 주권은 이날 열릴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오후부터 내린 비의 영향으로 등판이 미뤄지게 되자 그는 “자신 있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이튿날인 16일 주권은 자신의 말이 괜한 자신감이 아니었다는 걸 몸소 입증했다. 그는 한화와 홈 경기에 선발로 나와 6.1이닝을 4실점으로 막고 팀의 7대4 승리를 이끌었다. 안타를 10개나 맞을 정도로 투구 내용이 좋은 건 아니었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는 걸 감안하면 비교적 선방한 셈이었다.
이날 주권이 뿌린 직구의 최고 구속은 142㎞. 평소 145㎞까지 던지는 그였지만, 이날은 이상하리 만큼 구속이 나오지 않았다. 직구 구속이 떨어지면서 변화구의 위력도 반감이 됐다.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고루 섞어 던졌지만 한화 타선의 방망이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탈삼진을 1개 밖에 기록하지 못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주권은 컨디션의 난조로 1회부터 위기에 직면했다. 1사 2루에서 한화 송광민에게 좌전 적시타를 내주면서 첫 실점을 기록한 뒤 후속 김태균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를 허용했다. 계속된 1사 1, 2루 위기에서 주권은 로사리오에게 우중간 적시타를 맞아 한 점을 더 헌납했다. 주권은 양성우로부터 병살타를 이끌어내 겨우 이닝을 마무리했다.
주권은 1대2로 뒤진 3회 홈런을 맞으면서 추가 실점했다. 1사 1루에서 송광민을 상대로 풀카운트 접전 끝에 던진 6구 121㎞ 체인지업이 높게 형성되면서 투런포로 연결됐다. 점수 차도 1대4로 벌어지면서 주권은 패색이 짙어졌다.
하지만 타선이 주권을 도왔다. kt는 3회말 대거 4점을 뽑아 단숨에 승부를 뒤집었다. 이대형과 오정복의 안타로 만든 무사 1, 2루에서 유한준이 우전 적시타로 신호탄을 쐈다. 이어진 2사 2, 3루 찬스에서 kt는 상대 선발 송은범의 폭투와 유격수 하주석의 실책을 묶어 2점을 보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kt 이후 잡은 2사 만루에서 김종민의 1타점 적시타로 5대4 역전에 성공했다.
5·6회 각각 1점씩을 추가한 kt는 7회부터 불펜진을 가동해 주권의 승리를 지켰다. 심재민-조무근-홍성용-김재윤은 2.1이닝을 2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주권은 이날 승리 투수가 되면서 시즌 3승(1패)째를 챙겼다.
대구에서는 SK 와이번스가 삼성 라이온즈를 11대3으로 누르고 주중 3연전을 싹쓸이했다. 최승준이 역전 3점 홈런을 포함해 연타석 아치를 그리며 승리에 앞장섰다. SK는 이날 승리로 시즌 30승 고지를 밟았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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