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지나다녀도 제지 안하고, 주변엔 자재·부품 방치
근로자 안전모 벗고 활보… 전문가들 “수시·불시점검 필요”
특히 지하철 공사현장들은 기본적인 안전수칙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 남양주 지하철 공사현장과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고용당국과 지자체가 안전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나섰지만, 현장에서는 ‘소귀에 경 읽기’ 수준이었다.
18일 오후 3시께 부천시 소사본동의 ‘소사~원시 복선전철 복사역’ 공사현장은 왕복 6차선 차도 위 한 복판에서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에 건널목 등을 이용하는 주민들은 공사현장 일대를 보행로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공사장 주변으로 10m 이상 되는 녹슨 H빔과 각종 철골 및 공사자재가 널브러진 채 방치되고 있었다. 또 공사현장을 가로지르는 주민들을 제지하는 이도 없었으며 안전등이나 경고문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같은시각 수원시 고색동의 ‘수원~인천 복선전철 2-1공구’ 현장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현행법상 현장 주변에 펜스를 설치, 일반인의 출입 등을 차단해야 했지만, 현장 일부분에는 펜스가 아예 설치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 때문에 주민들이 현장을 주변 주차장을 이용하고자 공사장 내를 제집 드나들듯 드나드는 실정이었다. 시공사 관계자는 “토지계약 문제 때문에 아직 펜스를 다 설치하지 못했다. 이른 시일 안에 마무리하겠다”고 해명했다.
공사장 내 안전불감증도 심각했다. 전날 오후 3시께 부천시 소사~원시 복선전철 소사역 공사장 내 근로자 몇몇은 무더위에 안전모를 벗고 공사장 위를 활보했으나 이를 제지하는 관리자는 없었다.
안산 소사~원시 복선전철 석수골역 공사현장 내부도 각종 자재와 부품들이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었고 심지어 입구에 있는 소화장비보관함에는 소화기조차 보이지 않았다. 화재시 대응에 문제가 많을 것으로 우려됐다. 입구에서 나와서 공사장 주변을 둘러보자 길가에 공사장 안내 표지판이 있었지만 우거진 나무들로 인해 잘 보이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관할당국의 불시 점검이 수시로 진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건설관리공사 관계자는 “공사 현장이 바쁘다 보니 쉽게 관리소홀로 이어진다”며 “안전요원이 적극적으로 배치됐는지 등이 잘 이뤄지도록 당국이 불시 점검 후 페널티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대규모 공사현장은 매우 작은 곳까지 안전관리가 소홀하면 안 된다”며 “미흡한 현장의 안전관리가 있다면 현장점검을 통해 엄격한 법 적용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17일 전국 지하철 공사장 408곳에 대한 조사를 벌여 안전장비 미비, 안전교육 미흡 등 각종 안전 관련 문제점 360건을 적발해 조치했다.
송승윤·유선엽·허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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