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구갈교 좁은 보행로 ‘아찔’ 언제 덮칠지… ‘폭 60㎝’ 목숨 건 등굣길

대형트럭 ‘씽씽’… 보행자들 위협
야간엔 안전등 조차 없어 더 위험
개선사업서도 제외… 학부모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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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대형 레미콘 차량 등이 수시로 운행되는 용인시 상하동 구갈교에서 학생들이 한 사람이 겨우 지나다닐 수 있는 폭 60㎝의 좁은 인도를 아슬아슬하게 걷고 있다. 김시범기자
“다리를 외줄 타듯 아찔하게 건너고 있어 사고가 언제 날지 모르는 지경입니다”

 

하천으로 단절된 용인시 기흥구 상하동과 구갈동을 연결하는 구갈교의 좁은 보행로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20일 오전 11시께 찾은 60m 길이의 구갈교는 2만4천여명의 상하동 주민과 2만7천여명의 구갈동 주민들이 서로의 동네를 가기 위해 하루에도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주민들이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4차선 차도에 비해 50~60cm밖에 되지 않는 좁은 보행로로 인해 사고 위험이 만연한 상태였다.

 

이날도 오산천을 건너려는 주민 상당수의 아찔한 ‘외줄타기식 다리 건너기’는 쉽게 볼 수 있었다. 성인 남성 한 명이 겨우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좁은 보행로 바로 옆으로는 각종 대형트럭이나 차들이 쏜살같이 지나다녔음에도 불구 보행자를 보호해야 할 보호장치로는 50cm 남짓한 플라스틱 재질의 봉뿐이었다.

그나마 플라스틱 봉도 몇 개는 부서져 있거나 휘어져 있는 등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특히 야간 보행시 사고 위험이 더 크지만, 보행자 안전을 지켜야 하는 안전등은 찾아볼 수 없었다.

 

현행 도로 설치 기준에는 보행로 폭을 최소 2m 이상 갖춰야 하며 부득이할 경우 1.5m 이상으로 확보하라고 명시돼 있음에도 이곳은 설치 기준에 한참 미달돼 있다. 더욱이 상하동에 사는 학생들이 구갈동에 있는 성지중학교, 성지고등학교 등으로 등교하려면 구갈교를 주된 통학로로 사용하는 탓에 아침마다 아찔한 통학을 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이같은 문제를 알고 있는 용인시는 별다른 조치에 나서지 않고 있다. 특히 용인시는 지난 2014년 7월 기흥구내 구갈교를 포함한 여러 곳을 두고 보행환경개선사업 명목으로 15억원의 예산집행을 했지만, 정작 안전관리가 시급한 구갈교는 개선사업 대상에서 제외한 바 있다.

 

이에 인근 한 초등학교의 관계자는 “구갈교 통행이 위험해 평소에도 불안에 떠는 학부모들의 끊이지 않는 민원에도 수년째 바뀐 것이 없다”며 “안전을 위해 아이들에게 구갈교로 통학하지 말고, 아파트 사이의 좁은 길로 통학하라고 지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용인시 관계자는 “구갈교의 보행로가 비좁아 전부터 주민들의 민원이 여러 차례 있었던 곳이다”며 “이에 올해 말까지 기존의 폭 60cm 보행로를 확장공사해 1.5m까지 늘릴 예정이다”고 해명했다.

 

유선엽·허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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