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대한민국 ‘정치·경제 리빌딩’ 골든타임”

경기언론인클럽 남경필 지사 초청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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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언론인클럽 주최로 21일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남경필 경기도지사 초청 토론회’에서 남 지사와 신선철 경기언론인클럽 이사장 등 경기지역 언론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시범기자
남경필 경기지사는 21일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사)경기언론인클럽 초청토론회에서 대한민국을 위한 정치ㆍ경제 리빌딩(rebuilding)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남 지사는 경기지사로서 도정에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도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내년에 결정하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이원희 한경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는 남경필 경기지사를 비롯, 정근호 경기일보 정치부장, 김학석 경인일보 정치부장, 엄득호 중부일보 정치부장, 안경환 경기신문 정치부장, 김용주 OBS 정치부장, 최용진 티브로드 정치부장 등이 패널로 참석해 민선 6기 전반기에 대한 평가와 경기연정 시즌 2를 전망해 보고, 대선 주자로서 남 지사의 솔직한 이야기가 오갔다.

- 최근 한국메니페스토실천본부에서 공약을 가장 잘 수행하고 있는 광역자치단체장으로 꼽혔는데.

경기지사 취임 후 지난 2년간의 점수를 매기면 70점에서 80점 사이라고 생각한다.

임기를 모두 마친 후 국민께서 지난 4년 동안 ‘무엇을 했소’라며 딱하나만 대답해보라 하시면 좋은 일자리를 몇 개 만들었습니다고 답하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더욱 낮은 자세로 도정에 임하겠다.

-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안이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다. 수원, 성남 등 6개 지자체가 단식 투쟁을 하는 등 강력 대응 나서고 있는데.

새로운 정책을 추진할 때는 두 가지가 중요하다. 하나는 내용이다. 과연 그 내용이 새로운 시대에 변화에 맞는 혁신이냐, 개혁이냐 하는 내용적인 측면이다. 또 하나는 그것을 추진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이번 경우에는 과정이 너무나 아쉽다. 

이러한 새로운, 상당한 충격이 있는 정책을 펼 때는 상대방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동의하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정부는 그렇지 못했다. 비단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그동안 중앙정부는 지방정부를 사실 협력의 대상, 협치의 대상이라기보다는 지시하는 대상으로 봤다. 

그러한 것이 이번에도 똑같이 반복된 것이다. 내용적으로 보자면 조금 여유 있는 지자체에서 조금 부족한 지자체로 서로 배려한다는 차원에서 진행한다면 의미가 있을 것이다. 때문에 이 과정을 조금 더 숙성시키면서 지자체 간 토론을 통해 합의된 안이 도출된 다음에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울 같은 경우가 공동재산세를 스스로 만들었다. 예를 들면 강남구 같이 잘사는 곳에서 걷은 세금을 50%는 자기가 쓰고 50%는 공동으로 둬서 그것을 배분하는 식이다. 이러한 개선안이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진지한 토론을 통해 도출될 수 있다면 가장 좋은 방식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 경기도 공공기관 통폐합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공공기관은 국민이 낸 세금으로 운영된다. 국민이 주신 권한과 예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쓸 것이냐가 우선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공공기관 경영합리화가 진행되고 있다. 

통폐합은 집행부가 하는 게 아니다. 연정 합의문에 의해서 여야와 집행부가 함께 하고 있다. 어느 정당 어느 정파가 아니고 서로 책임과 권한을 갖고 진행하는 것이다. 합리적인 안이 도출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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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리과정 예산 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는데.

누리과정 예산이 어디서 나오느냐는 사실 국민은 별 상관을 안 한다. 교육청에서 나오든 교육부에서 나오든 상관 없다. 교육감이 낸 돈이 아니다. 국민이 주신 세금을 거둬서 누가 쓰냐고 싸우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이제 국회가 문을 열었으니까 국회에서 이 문제를 토의해서 결정해야 할 것이다. 안타까운건 보육교사 수당이다. 임시교사, 보조교사선생님들이 120만 원씩 받고 있는데 그것을 못 받고 있다. 보조교사분들은 수당을 못 받으면 수입이 없다. 그럼 아이들을 제대로 케어할 수 있겠느냐.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최소한 보조교사 선생님들에 대한 수당 문제만큼은 중앙과 교육청과 도가 3분의 1씩 내자. 경기도가 낼 의무가 없지만 내겠다. 누구 논리가 맞는지 틀리는지는 나중에 국회에서 따지면 된다.

- 국회가 여소야대, 3당 체제로 개편되면서 경기연정이 새롭게 주목되고 있는데, 그동안의 소회를 말해 달라.

그동안의 경기연정의 성과를 이야기 하자만 대한민국에서도 협치가 되는구나를 보여줬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도지사와 더불어민주당 부지사가 한집에서 살림 잘 꾸리는구나. 

이것을 본 게 성과다.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협치와 연정을 이야기 안 하고 대통령 후보로 내가 출마하겠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경기도의 노력이 대한민국의 정치를 바꿨다. 가장 큰 성과다. 아쉬움은 제도화이다. 제도화가 되지 않아 한계가 참 많다. 

제도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연정의 제도화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래서 우리 스스로 조금 더 들어가 볼 생각이다. 도의원들이 직접 도정에 참여하는 무보수 명예직 지방장관제도를 도입해 보겠다.

- 경기연정, 중앙정치에서도 실현될 수 있겠는가.

연정은 시대정신이 됐다. 힘을 합하라는 것을 총선에서 국민이 결과로 보여줬다. 힘을 합하는 게 연정이다. 국민이 총선을 통해 오랫동안 영호남을 기반으로 한 양당체제를 깨라고 명령했다.

 

그래서 다른 당도 들어오게 하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줬다. 정치권은 국민이 이거 하라는 데 저거 하면 안 된다. 국민이 이거 하라고 하면 그것부터 하고 그 다음 숙제로 들어가야 한다. 그 숙제가 바로 양당제의 영원한 독식구조를 깨라는 것이다. 

선거구제를 개편해야 한다. 선거구제 개편을 통해 양당제를 깨는 그런 제도로서 예를 들면 권역별 비례대표를 한다든지 이러한 정치 아젠다를 제시해야 한다. 그러면서 국회의 특권을 확 없애면 국민은 박수 칠 것이다. 이것은 개헌이 필요 없다. 국회의원 절반만 찬성만 해주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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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원희 한경대교수
- 경기도의회 후반기 지도부가 선출되면서 경기연정 시즌 2가 시작됐다. 연정합의문에서 조정해야 할 분야가 있는지.

연정합의서는 정말 모범적이다. 완벽하진 않지만 연정합의서를 쓰고 추진하고 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내년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연정합의서 좀 배우라고 하고 싶다. 대통령 후보들끼리 시원하게 토론하고 그 과정에서 비슷하다고 하는 것에 대한 합의서를 쓰는 것이다. 

그러면 누가 대통령이 되든 간에 그걸 추진할 수 있다. 대통령 선거과정이 낭비가 아니라 미래지향적 통합의 과정이 될 수 있다. 경기연정 2기에서 하고 싶은 것은 일자리, 집값, 사교육 등 과연 이런 것에서 경기도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해서 연정의 영역을 더 넓혀가고자 한다.

- 다소 무리하다 싶을 정도로 일자리 창출에 몰두하는 모습인데, 일자리 정책에 전념하고 있는 이유와 새롭게 선보일 일자리 창출 정책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왜 일자리에 몰두하느냐를 이야기하려면 정치를 왜 하느냐를 생각해 보면 된다. 정치는 국민 한분 한분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의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개개인의 행복으로 국가가 강해지는 것이다. 국민 행복은 단적으로 말해 일자리다. 

일자리가 없는 가장이, 대학교 졸업생이, 은퇴자들이 과연 행복할 수 있겠는가. 결국 각자의 조건에 맞는 일자리를 얼마나 많이 만들어 내느냐가 관건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라면 조금 무리하다 싶을 정도로 하겠다.

 

대한민국 경제를 축구팀으로 보면 최전방 공격수는 삼성, 현대 등 대기업이다. 최전방 공격수들은 알아서 잘한다. 반칙하지 않도록 하면 된다. 그것이 경제 민주화이다. 그러나 공격수만 잘해서는 축구 경기에서 이길 수 없다. 미드필더가 중요하다. 

공격수가 반칙하지 않는다고 해서 미드필더가 잘해지지는 않는다. 판교 테크노밸리가 지난해 매출 70조 원을 기록했다. 신규 일자리가 8천 개이다. 이러한 판교테크노밸리가 공격형 미드필더다. 

판교 같은 곳을 경기도 곳곳에 만들 것이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전통적인 중소기업이다. 이들을 위해서는 경기도주식회사를 만들었다. 전통적 중소기업을 위해 경기도가 직접 홍보와 판로개척 등을 해 줄 것이다. 수비수는 은퇴 하신 분, 자영업자 등이다. 이런 분들에게는 협동조합을 대폭 확대해 지원할 것이다. 수비수와 미드필더, 공격수가 조화를 이뤄 강한 경기도를 만들겠다.

- 대선에 출마할 것인가. 또 내년 대선후보들에게 주어진 시대정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대선 출마 여부는 내년에 결정하겠다. 시대정신은 다른 거 없다.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국민 행복은 일자리다. 지금처럼 정당끼리 싸워서는 안 된다. 국민이 싸움 그만하고 협력하라고 하신다. ‘협력해라’가 다음 대선의 시대정신이다. 협력을 어떻게 제도로 만들어 낼 것이냐가 향후 정치권의 숙제다.

- 최근 청와대와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시키는 개헌을 주장하고 있는데.

개헌은 왜 하느냐가 중요하다. 정치인 간 권력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가 개헌의 중심이 되면 국민은 관심이 없다. 

개헌은 수도 이전과 같은 실제로 국민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어야 한다. 집값, 교통지옥, 사교육비 이런 것들을 해결해야 하는 데 이런 게 왜 생기냐면 권력과 돈이 집중되면서 사람이 몰리니까 발생하는 것이다. 

권력을 분산시키면 사람도 분산되고 이러한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 또 개헌과 관련돼서는 권력을 어떻게 나누냐도 중요하지만 그것뿐만이 아닌 실제 도민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 예를 들어 감사원이라는 기관이 정부를 감시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그런데 정부를 감시하는 기능을 하고 있는 감사원이 대통령 밑에 있다. 이것은 말이 안 되는 것이다. 감사가 제대로 될 수 있겠는가. 

감사원은 국회로 가든지 행정부 바깥으로 나와야 한다. 너무나 당연한데 대한민국 헌법이 감사원은 대통령직속기구로 규정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게 개헌의 주요 아젠다가 돼야 한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난 2년 동안 경기지사로서 열심히 하느라고 했는데 부족한 점도 많았다. 앞으로도 협력하겠다. 국민이 협력해서 미래를 만들어가라고 명령하셨다. 그 명령에 충실해야 한다. 도민의 입장에서 도민들이 보다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 

이호준ㆍ박준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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